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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의 베이징' 에린 잭슨, 미 흑인 여성 최초 빙속 500m 금 도전

입력
2022.01.26 16:35
수정
2022.01.26 16:46
21면

에린 잭슨이 지난달 4일 미국 유타주 컨즈에서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미국 대표팀 선발전 여자 빙속 500m에서 역주하고 있다. 컨즈=AP 연합뉴스

에린 잭슨이 지난달 4일 미국 유타주 컨즈에서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미국 대표팀 선발전 여자 빙속 500m에서 역주하고 있다. 컨즈=AP 연합뉴스

4년 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빙속 선수’로 주목받았던 에린 잭슨(30ㆍ미국)이 이번엔 금메달에 도전한다.

잭슨은 내달 4일 개막하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500m 출전자 명단에 미국 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2018 평창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 올림픽 도전이다.

그는 스피드스케이팅 세계 1위에 올랐지만 정작 대표팀 선발전에서 3위에 그쳤다. 코너를 돌며 속도를 붙이려는 순간 발이 미끄러졌다. 이에 잭슨은 미국 팀에 배정된 2장뿐인 출전권을 가질 수 없게 됐다.

하지만 동료 브리트니 보가 출전권을 양보하면서 잭슨은 극적으로 기회를 다시 잡게 됐다. 이번 대회 500mㆍ1,000mㆍ1,500m 출전권을 모두 따낸 보가 이 중 500m 출전권을 포기한 것. 보는 “내 선택(500m 포기)이 잘못됐다 하더라도 잭슨은 올림픽 참가 기회를 가질 만하다고 생각했다. 잭슨은 세계 1위다. 미국의 메달을 위해 그녀보다 더 자격이 있는 사람은 없다”라고 말했다.

잭슨이 빙속 선수가 된 과정도 극적이다. 2018 평창올림픽 4개월 전까지 인라인 스케이트 선수였다. 11세인 2003년 인라인 스케이트를 시작해 세계대회에서 11차례나 메달을 따냈다. 빙속으로 전향하고 나서는 기록이 뛰어나지 못한 ‘평범한’ 선수였다. 그는 플로리다대학교에서 재료공학을 전공한 공학도다.

잭슨은 그러나 평창올림픽을 앞둔 대표팀 선발전에서 3위를 차지하며 3장이 걸린 올림픽 출전권의 마지막 주인이 됐다. 하지만 어렵게 데뷔한 올림픽 무대 여자 빙속 500m에서 31명 중 24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이후 최고로 올라섰다. 지난해 11월 폴란드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500m에서 ‘평창 챔피언’ 고다이라 나오를 꺾고 흑인 여성 최초로 빙속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트랙 레코드’라는 우수한 기록까지 내며 더욱 메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최근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베이징올림픽에서 ‘주목할 선수’에도 이름을 올렸다. 잭슨은 “(출전권을 양보해 준) 브리트니는 그저 놀라운 사람이다. 정말 고맙고 행복하다”라며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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