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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론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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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대선 양강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선두 자리를 놓고 여러 차례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에서 또 한번의 지지율 변동 계기로 떠오른 것은 TV토론이다. 양강 후보 간 토론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 측이 소송까지 제기한 것도 TV토론의 영향력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 대선 TV토론이 실제 유권자들의 표심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 대선에서 TV토론이 첫선을 보인 것은 1960년 민주당의 존 F 케네디와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이 맞붙었을 때였다. 인지도에서 밀렸던 케네디는 TV토론에서 젊고 세련된 이미지로 유권자들에게 크게 어필해 결국 선거에서 압승했다. 로널드 레이건도 1980년 대선에서 영화배우 출신답게 TV토론을 잘 활용해 초반 열세였던 판세를 뒤집고 큰 승리를 거뒀다.
□ 미국 대선 토론 사상 가장 시청률이 높았던 때는 2016년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간 1차 토론이었다. 당시 클린턴이 토론에서 이겼다는 평가가 우세했지만 결국 승리한 것은 트럼프였다. 이후 TV토론이 유권자 표심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여러 연구 결과도 나왔다. TV토론 시청자들은 정치에 상당한 관심을 가진 이들로 이미 지지 후보자에게 편향돼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점점 더 심각해지는 정치 진영 양극화와 무관하지 않다. 여러 경로로 유권자들의 지지 성향이 극단적으로 갈려 TV토론 정도는 막간극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가 무슨 실수를 해도 상관없고 민주당 후보는 누가 나와도 찍지 않는다는 얘기다.
□ 우리로선 2012년 대선이 진영 결집력이 가장 높았던 선거였다. 당시 박근혜 후보가 토론을 잘 하지 못했지만 변수가 되진 않았다. 하지만 2017년 대선에선 진보 진영은 견고했던 반면, 보수 진영은 탄핵 사태로 붕괴돼 보수 표심도 TV토론에 따라 요동쳤다. 이번 대선은 비호감 후보 간 대결로 인해 진영 결집력이 예전 같지 않다. TV 토론이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배경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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