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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장비 무용지물… 24시간 실종자 수색에도 속도 못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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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일인까지 최선을 다한다.'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붕괴사고 건물 201동 20층 벽면엔 실종자들 5명을 구조해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겠다는 비장한 문구가 붙어 있지만, 붕괴 사고 발생 14일째인 24일까지도 구조작업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작업이 지연되는 원인은 엄청난 분량의 콘크리트 더미와 장비 부족이다. 무너진 콘크리트 잔해만 4만5,000톤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콘크리트 사이에 실종자가 끼어 있을 가능성을 감안해, 소방대원들은 직접 철근을 끊어내고 잔해물을 일일이 쇠갈퀴로 긁어내고 있다.
사고수습대책본부는 24시간 구조작업이 시작된 이날 "장비 49대를 사용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현장 동원장비 리스트를 확인한 결과 49대의 장비란 '49대의 차량'을 의미했다.
첨단 수색장비를 활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현장 여건상 사용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소방청은 열화상 카메라와 내시경 카메라를 준비했지만, 열화상 카메라는 콘크리트 벽을 투과할 수 없으며, 내시경 카메라 역시 카메라가 지나갈 수 있는 경로가 확보되지 않으면 사용이 어렵다.
일각에선 화성연쇄살인사건 초등학생 실종자 수색에 사용됐던 '지표 투과 레이더'(GRP) 사용을 제안하기도 한다. GRP는 초광대역 전자기파를 발사해 1.5~3m 아래의 내부 구조물을 탐지하는 비파괴탐사 장비다. 하지만 콘크리트 더미에선 GRP가 큰 도움이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붕괴 사고 현장에는 콘크리트 구조물 사이에 공기층이 많기 때문에 반사신호가 들어오더라도, 공기층을 모두 물질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구조대원 200여 명이 투입된 이날 작업은 실종자가 매몰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22·26·27·28층에서 집중적으로 진행됐다.
지난 20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사고 건물인 201동 내부를 둘러본 실종자 가족들은 콘크리트 구조물을 치우는 작업에는 HDC현대산업개발 인력도 투입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현대산업개발은 19~21층에 슬래브를 떠받치는 지지대를 설치한 뒤 이날 처음으로 미니 굴착기 1대를 22층에 투입했지만, 낙하 잔재물을 옮기는 수준에 그쳤다. 외벽 붕괴로 낭떠러지가 만들어진 탓에 추락 위험이 있는 데다, 철근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접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날부터 작업 인원을 주간 10명과 야간 8명으로 늘려 24시 구조대원들의 수색을 돕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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