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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장착' 윤석열, 거두절미 화법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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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화법이 달라졌다. 이전에는 직선적인 발언에다 특유의 장광설로 '실언의 아이콘'으로 불렸지만, 요즘 각종 의혹에 발끈하며 대처하기보다는 '거두절미'하는 스타일로 답하면서다. 새해 첫날 "나부터 달라지겠다"며 의지를 다진 윤 후보가 '설화 리스크'를 피하려 그만큼 신경을 쓰고 있다는 얘기다. 내홍 수습 후 지지율 상승에 따른 자신감과도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윤 후보는 지난해 6월 정치 데뷔 후 본인과 가족 관련 의혹에 대해 유독 까칠하고 예민하게 대응했다. 지난해 9월 '고발 사주 의혹' 기자회견에선 격앙된 채 "정치공작을 할 거면 제대로 하라"고 했고, 지난해 12월 배우자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과 관련한 질문이 쏟아진 관훈클럽 토론회에서도 "전체가 허위는 아니다"라며 해명에 해명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으로써 윤 후보가 가족과 본인에게 '공정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는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새로운 윤석열'은 일단 자세를 낮춰 로키로 대응하고 있다. 발끈하거나 언성을 높이지 않는다. MBC '스트레이트'가 김씨의 '7시간 통화' 내용을 공개한 다음 날인 지난 17일, 윤 후보는 관련 질문에 "사적 대화 내용이 방송으로 공개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것도 있었지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취재진이 통화 내용에 드러난 김씨의 선대위 인선 개입 가능성을 꼬치꼬치 물어도 윤 후보는 "제 처가 여의도의 누굴 알아서 그걸 하겠느냐"며 짧게 반박하는 데 그쳤다. 의혹에 대해 속 시원한 해명은 하지 않지만 장황한 설명에 따른 말실수를 최소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씨를 둘러싼 '무속 논란'에 대한 대처도 비슷하다. 지난해 10월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TV 토론 과정에서 윤 후보가 역술인 '천공 스승'과 교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윤 후보는 "미신이나 점에 관련된 사람이 아니다"라며 거듭했지만, 논란은 잦아들지 않았다.
최근까지 무속 논란이 지속되고 있지만, 최근엔 본인이 직접 나서지 않는다. '건진 법사'라는 무속인이 선대위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일자, 윤 후보는 "국민 여러분들 판단에 맡기겠다"고만 짧게 대응했다. 관련 대응은 선대본부가 도맡았다.
김씨가 '7시간 통화'에서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굿을 했다고 발언한 배경에 대해서도 짧은 사과로 갈음했다. 윤 후보는 24일 "녹취록 때문에 마음이 불편한 분, 상처받은 분에 대해 공인의 입장에서 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을 뿐이다.
윤 후보 측은 최근 화법 변화와 관련해 "국민들이 우려한 검사 시절 언어습관을 고치기 위해 후보가 노력을 하고 있고 조언도 많이 듣고 있다"고 했다. 이른바 '비호감 대선' 국면에서는 말실수 몇 번이면 지지율이 요동칠 수 있는 만큼 스스로 '말조심'에 나섰다는 뜻이다.
최근 지지율 상승 국면인 데다 TV 토론을 앞두고 '안정적이고 자신감 있는 후보'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의도도 다분하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공중전으로 치러지는 선거 특성상 후보의 말이 가장 중요하다"며 "TV 토론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부각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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