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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기시다, 사도광산 “강제노동 표현 부적절” “역사 인식, 아베 내각 계승”

입력
2022.01.2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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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발 관련 "근거 없는 중상에 의연히 대응"
하야시 외무장관, “한국에 배려 안 해”
세계문화유산 추천 관련 "종합적 검토" 반복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기국회가 시작된 지난 17일 중의원에서 시정방침 연설을 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기국회가 시작된 지난 17일 중의원에서 시정방침 연설을 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4일 사도(佐渡) 광산에 대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과 관련, “‘강제연행’ ‘강제노동’이란 표현의 사용은 부적절하다”는 기존 일본 정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기시다 총리는 한국 정부의 반발을 염두에 두고 “근거 없는 중상에 대해 의연히 대응하겠다”고도 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사도 광산에서 일제 강점기 동원된 조선인이 혹독한 환경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렸다는 한국 측 주장에 대한 대응을 묻는 질의에 이 같이 밝혔다.


기시다 "역사 인식, 아베 내각 이후 체제 계승"

전임 스가 요시히데 내각은 지난해 4월 27일 각의 결정한 정부 답변서를 통해 “국민징용령에 의거한 한반도 출신 노동자에 대해 ‘강제연행’ ‘강제노동’이란 표현은 부적절하며 ‘징용’이란 표현을 사용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태평양전쟁 기간 국가총동원령에 의해 일본인이나 조선인 모두 합법적으로 동원돼 강제동원이나 강제노동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답변서에 나타난 정부 입장은 기시다 내각에서도 바뀌지 않았다”고 밝혀 사도 광산에서 있었던 조선인 노동 역시 강제노동이라 부를 수 없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또 “역사 인식과 관련한 문제는 저의 내각에서도 중시하고 있다”면서 “아베 신조 내각 이후 체제를 계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각관방 부장관보실을 중심으로 정부 차원에서 국제사회 홍보를 포함해 역사 문제에 확실히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장관이 정기국회가 시작된 지난 17일 중의원에서 외교방침을 밝히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장관이 정기국회가 시작된 지난 17일 중의원에서 외교방침을 밝히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하야시 장관, "한국 측 의견 받아들일 수 없어, 강하게 의사 표시"

앞서 지난달 28일 일본 문화청 문화심의회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징용 현장인 사도 광산을 세계유산 추천 후보로 선정했다. 일본 정부는 유네스코에 추천서를 제출하는 기한인 다음 달 1일까지 사도 광산을 세계유산 후보로 공식 추천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의 반발 및 탈락 가능성 등을 고려해 추천을 일단 보류할 것이라는 일본 언론의 보도와 관련,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장관은 중의원 예산위에서 “무엇이 가장 (등재에) 효과적인가라는 관점에서 정부 내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이 같은 고려가 “한국에 대한 외교적 배려는 아니다”라면서 “타국으로부터 이의가 제기되는 경우 사도 광산에 대한 역사나 사실관계에 대해 증거를 대서 반박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충분한 준비가 갖춰져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야시 장관은 한국의 반발에 대해 “사도 광산에 관한 한국 주장을 일본은 전혀 받아들일 수 없으며, 한국 측에 강하게 의사 표시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국 내에서 사실에 반하는 보도가 다수 이뤄지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계속해서 우리나라(일본)의 입장을 국제사회에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사도광산을 대표하는 아이카와 금은산에서 메이지시대 이후 건설된 갱도. 사도광산에는 2천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조선인이 태평양전쟁 기간 일제에 의해 동원돼 가혹한 환경에서 강제노역했다. 일본 정부는 이런 사도광산의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천을 검토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사도=연합뉴스

사도광산을 대표하는 아이카와 금은산에서 메이지시대 이후 건설된 갱도. 사도광산에는 2천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조선인이 태평양전쟁 기간 일제에 의해 동원돼 가혹한 환경에서 강제노역했다. 일본 정부는 이런 사도광산의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천을 검토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사도=연합뉴스



다카이치 등 자민당 강경파 "반드시 추천해야"

이날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조회장은 기시다 총리와 하야시 장관에게 사도 광산 문제에 대해 “국가의 명예와 관련된 사태”라며 “반드시 2021년도(2021년4월~2022년3월) 안에 추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청을 보류하면 같은 일본인으로서 전시에 일본인과 함께 일하며 국민징용령에 근거해 임금 등을 받은 한반도 출신자(조선인)에 대해 잘못된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발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산케이신문 조간도 사설에서 “강제노동의 현장이었다는 인식 자체가 사실 오인”이라고 주장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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