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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언은 일상, 정산마저 불투명... 유튜버 갑질에 시달리는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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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화나는지 너한테 설명해야 되냐? 못 배운 티 내지 마, XXX야."
"지금이라도 빨리 하겠다고? XX 버러지 XX야? 네 XXX 그냥 XX 날린 다음에 치료비 주고 싶어. 진짜 농담이 아니야, 나 너 때문에 정신병 걸릴 것 같아."
"XX 같은 교육을 받은 너란 인간 자체가 별로야, XXX아."
"카메라가 여기서 막으려고 하지? 그 모먼트(순간)를 보여줘야지, XXX아. 왜 이렇게 XX같이 편집했어?"
1분 남짓에 불과한 짧은 녹음본엔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인격 모독성 욕설이 가득했다. 녹음 속에서 욕설을 가만히 듣고 있는 A씨는 연신 "죄송합니다"만 읊조리고 있었다. A씨가 욕설을 듣게 된 이유는 "시간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빨리 일을 끝내겠다"고 말해서였다.
한국일보는 구독자 80만 명을 보유한 유명 게임 유튜버 G씨로부터 심각한 언어 폭력과 갑질에 시달렸다는 편집자들의 제보를 다수 접했다.
A씨의 첫 급여는 업계 평균인 '분당 1만 원'(최종 편집본 기준)으로 책정됐다. 작업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만 쳐도 시급은 7,000원 수준으로 지극히 낮은 금액이다.
A씨는 “15분 남짓의 영상 편집본을 G씨에게 보여주면 G씨는 초반 10초에 대한 수정 사항을 지적하면서 입에 담기 어려운 수준의 욕설을 1시간가량 내뱉었다”고 말했다. 지적당한 내용을 고쳐 다시 보여주면 또 10~20분간 피드백을 한 뒤 1시간 동안 욕설을 들어야 하는 게 통상의 업무 패턴이었다. A씨는 “심한 날은 오후 10시부터 오전 8시까지 쉬지 않고 이 과정을 반복했다”고 토로했다.
또 A씨는 "가족 행사로 인한 휴무를 요청하면 부모님 욕을 하면서 허락하지 않았고, 여자친구 선물 용도의 영상을 만들게 하는 등 부당한 업무 지시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피해자는 A씨뿐만이 아니었다. 같은 채널의 또 다른 편집자 B씨는 거듭된 G씨 폭언으로 인해 불안장애를 얻었다. G씨와 통화를 하다가 호흡 곤란이 일어나 구급차에 실려가기도 했다. A씨는 "내가 퇴사 이후 새로 채용된 편집자들까지 약 10명 이상이 폭언을 못 견뎌 수주 만에 그만뒀다"고 말했다.
A씨와 비슷한 시기에 일을 하다가 먼저 그만뒀다는 편집자 C(26)씨의 증언도 비슷했다. C씨는 "영상 수정은 3, 4번은 기본이고 상한 없이 무한 반복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C씨는 근로계약서도 못 쓰고 몇 개월 못 가 일을 관뒀다.
속이고, 말바꾸고, 급여를 떼어먹는 갑질도 흔하다. 약 15만 명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연예인 채널에서 영상 편집을 했던 김모(26)씨는 급여를 한 푼도 못 받았다. 김씨는 “해당 연예인이 인기를 얻어 조회수가 급증했을 무렵이었다”며 “채널 담당자가 ‘우리가 잘해줄 수 있다’며 채널 전체 수익에서 연예인이 절반을, 나머지 절반을 촬영・편집자들끼리 나누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막상 편집 업무를 시작하자 채널 측은 입장을 바꿨다. 김씨는 “'수익이 들쭉날쭉하다'는 핑계를 대더니 결국 세 달 동안 만든 13편의 영상에 대한 급여를 아예 안 줬다”며 “유명 연예인 채널에서까지 부당한 피해를 당할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영상 편집자 유모(27)씨도 유명 유튜브 채널의 영상 제작사로부터 일을 받았다가 급여를 못 받을 뻔했던 경험이 있다. 유씨는 “처음 일을 줄 땐 급여 조건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며 “막상 편집을 다 끝내니 그제서야 ‘채널에 공식적으로 업로드되지 않으면 급여를 주지 않는다’고 통보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유씨는 제작사 측에 며칠에 걸쳐 끈질기게 연락을 한 끝에 가까스로 급여를 받을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상에서 일어나는 편집자의 갑질 피해를 예방할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측은 “촬영장 등 주요 현장에 나와 있는 대다수 스태프와 달리 영상 편집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심각한 노동 착취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며 “유튜브는 물론이고, 방송법이 적용되지 않아 방치돼 있는 신생 OTT 플랫폼 전반에 적용할 새 노동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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