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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은 여전히 가난…” 베트남 울린 틱낫한의 마지막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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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으면 무덤도, 탑도 짓지 말라. 우리 민족은 여전히 가난하다. (나 때문에) 베트남인의 땅과 돈이 쓰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세계 4대 생불(生佛)'로 불렸던 틱낫한 스님은 지난 21일 베트남 중부의 후에에서 열반에 드는 순간까지 민중의 고단한 삶을 걱정했다. 1926년 후에에서 응우옌쑤언바오라는 평범한 이름으로 태어났던 그의 눈엔 95년이 흐른 지금도 민중들의 고통은 다르게 비치지 않았다. 그는 열반 전 제자들을 불러 다시 한번 자신의 의지를 강조하며, 자신이 정한 불명(佛名) '낫한'(Nhat Hanh)을 실천했다. 낫한은 베트남어로 '유일하고 진실된 행동'이라는 뜻이다.
틱낫한 스님의 마지막 메시지는 베트남인들의 마음을 울렸다. 24일 뚜오이쩨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전날부터 틱낫한 스님의 입관식이 진행 중인 후에의 뚜 히에우 수도원 앞은 현지 시민과 신도 수천 명으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수도원은 29일까지 틱낫한 스님이 안치된 수도원 내 보름달 명상관 참관을 대중들에게 허용할 방침이다. 다만 베트남 중부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고 있어, 보건당국 지시에 따라 동시참관 인원은 최소화한다.
틱낫한 스님의 유해는 29일 화장된 뒤 전 세계에 위치한 그의 명상센터 '플럼 빌리지'로 보내질 예정이다. 탑 건설 불허와 함께 "내 뼈를 플럼 빌리지 내 명상의 길에 뿌려라. 그렇게 나는 사람들과 함께 걸으며 계속 명상할 것"이라는 그의 유지를 지키기 위해서다. 베트남 정부는 틱낫한 스님의 열반과 관련해 어떤 간섭도 하지 않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은 공식적으로는 종교를 인정하지 않지만, 현지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불교와 천주교 등의 활동을 대체로 묵인해 왔다.
틱낫한 스님은 1963년 베트남전쟁을 반대하다 고국에서 추방됐다. 이후 전 세계에서 명상과 평화를 강조하며 활발한 저술 및 강연 활동을 벌였다. 그는 2018년 10월 뇌출혈 수술 여파로 거동이 불편해지자 후에로 돌아왔다. 그는 고향에서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1,250명의 제자들에게 "자신의 마음가짐을 항상 실천하라"는 가르침을 쉼없이 설파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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