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5명 중 4명이 차례로 감염”... 자택 요양자 10만명 넘은 일본의 실상

입력
2022.01.2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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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주점과 음식점이 늘어서 있는 도쿄의 거리를 두 사람이 걸어가고 있다. 일본은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5만 명을 넘었다. 도쿄=AP 연합뉴스

지난 21일 주점과 음식점이 늘어서 있는 도쿄의 거리를 두 사람이 걸어가고 있다. 일본은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5만 명을 넘었다. 도쿄=AP 연합뉴스

도쿄의 단독주택에서 부인 및 아들(9), 딸(6)과 함께 네 가족이 살고 있는 40대 직장인 A씨는 지난 18일 아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확진됐다. 아들을 2층으로 보내고 남은 3명은 1층에서 생활했지만 곧 어린 딸도 감염됐다.

24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올 들어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자택 요양자 수가 급증, 가족 내 감염과 재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후생노동성이 집계한 지난 19일 시점 전국의 자택 요양자 수는 10만3,579명으로, 1주일 전의 1만8,708명에서 5배 넘게 늘었다. 도쿄도는 약 1만5,000명, 오사카부는 약 1만3,000명, 오키나와현은 약 8,800명의 감염자가 집에서 격리 요양을 하고 있다. 오미크론 감염자는 경증이나 무증상이 많아 자택 요양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오미크론 감염력 강해 가정 내 감염 빈발

각 지자체는 자택 요양 중 감염 대책으로 △감염자를 돌보는 사람을 한정한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곳은 소독을 철저히 한다 △꼭 필요하지 않으면 방문자가 없도록 한다 등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감염 수칙을 지킨다 해도 한집안에서 생활하면 감염되기 쉬운데다 오미크론의 감염력은 특히 강해 가족 내 감염이 자주 발생한다.

확진자의 가족이 많아 가정 내 감염이 우려될 경우 숙박 요양을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검사가 3, 4일 지연돼 판정이 늦어지는 사이에 이미 가족에게 퍼져 버린다. 오키나와시에서 남편 및 10~20대 자녀 4명과 살고 있는 B씨(53)는 본인을 제외한 모든 가족이 돌아가며 감염됐다. 처음 둘째 딸이 발열 증세가 있었지만 예약이 꽉 차 3일 후에나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확진 후 숙박시설 요양을 원했지만 빈자리가 없어 자택요양을 한 결과 차례로 감염됐다.


검사 키트도 부족... 니혼게이자이 "정부 준비 부족"

감염 폭발로 PCR 검사가 지연돼 항원 검사 키트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지만 이 역시 부족하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19일께 총 600만 회분이 있다던 항원 검사 키트는 며칠 만에 반감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본 정부는 제조사에 증산을 요청하고, 도매상 등에 지자체와 의료기관 출하를 우선하도록 지시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자들이 만든 ‘아워 월드 인 데이터’에 따르면 1월 중순 인구 1,000명당 하루 검사 건수는 영국 20건, 미국 6건, 한국 3건인 반면 일본은 1건으로 적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총 10억 개의 키트를 국민에게 배부하기로 했고, 프랑스에서는 재작년부터 약국 등에서 무료 검사 체제를 갖췄다. 그런데 일본은 아직도 검사 키트가 부족한 데 대해 신문은 “일본의 준비 부족은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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