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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할머니 폭행 김천 노인보호센터 종사자 7명 과태료 처분

입력
2022.01.24 12:52
수정
2022.01.2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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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사자 7명 개인별 150만원 과태료 부과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지정취소 등의 행정처분

경북 김천시 한 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 80대 할머니가 요양보호사 등에게 집단폭행을 당해 흉부 타박상 등으로 전치 6주 진단을 받았다. 할머니 가족 제공

경북 김천시 한 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 80대 할머니가 요양보호사 등에게 집단폭행을 당해 흉부 타박상 등으로 전치 6주 진단을 받았다. 할머니 가족 제공


경북 김천시는 지난달 29일 한 노인보호센터에서 발생한 노인 학대사건과 관련해 사건이 발생한 시설의 종사자 7명에 대해 노인학대 신고의무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을 했다고 24일 밝혔다.

김천시에 따르면 경찰 조사 결과 시설장과 종사자는 노인복지법에 따라 직무상 65세 이상의 사람에 대한 노인학대를 알게 된 때에는 즉시 노인 보호 전문기관 또는 수사기관에 신고하여야 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노인학대 신고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는 노인복지법에 따라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시설의 종사자 7명은 모두 1차 위반으로 개인별 1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현재 김천경찰서는 치매를 앓고 있는 80대 노인을 폭행한 혐의(노인복지법 위반) 등으로 김천의 한 노인보호센터 원장 A씨를 지난 12일 구속한 가운데 시설장과 요양보호사 등 4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중이다.

경찰은 시설 내 폐쇄회로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피해자가 3명 더 있는 것을 확인하고 현재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 김천 노인보호센터 치매 할머니 폭행 사건은 지난달 29일 피해자 가족들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가족들은 지난 6일 온라인커뮤니티에 “치매를 앓고 있는 몸무게 42㎏의 외할머니가 센터 직원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며 피해 사진을 공개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피해 할머니는 시설 종사자들의 집단 폭행으로 갈비뼈 3개가 부러지고, 온 몸에 피멍이 드는 등 전치 6주의 중상을 입었다.

시설 직원이 “할머니한테 뺨을 맞았다”고 말해, 가족 측은 할머니의 난폭한 행동 탓에 피해를 본 것으로 보고 “원장과 요양보호사에게 여러 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가족은 “집에 돌아와 할머니 외투를 벗기는데 가슴 쪽에 손이 닿자마자 아프다고 소스라치게 놀랐다”며 “자세히 보니 할머니 얼굴과 팔에는 멍이 가득했다”고 전했다.

경북 김천시 한 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 80대 할머니가 요양보호사 등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며 상처를 공개했다. 할머니 가족 제공

경북 김천시 한 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 80대 할머니가 요양보호사 등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며 상처를 공개했다. 할머니 가족 제공


경찰이 확인한 CCTV에서는 할머니가 원장을 포함한 직원들에게 20분 정도 폭행을 당하고 있었다. 또 할머니는 원장 등이 수차례 할머니 머리채를 잡고 끌고 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깔고 앉아 제압한 상태에서 할머니를 발로 차고 손찌검했다.

경찰은 디지털포렌식 작업을 통해 복원한 영상을 확인중인 가운데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김천시는 노인보호센터 시설에 대해 업무 정지 또는 지정취소(폐쇄) 등의 행정처분을 할 계획이다.

김충섭 김천시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노인장기 요양기관의 장과 종사자들은 모두가 노인학대 신고 의무자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명심하고 시설을 이용하는 노인의 존엄성과 인권을 보호하는 일에 앞장서 달라”고 밝혔다.

추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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