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미니 공약'으로 지지층 넓히고... 보수는 '거대 담론'으로 끌어안기

입력
2022.01.23 19:19
5면

육아재택 등 4개 국민 제안 정책화
설 연휴 전 경제 등 대형 정책 공개

윤석열(오른쪽)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How's 카페에서 열린 '국민공약 언박싱데이'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오른쪽)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How's 카페에서 열린 '국민공약 언박싱데이'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3일 ‘육아 재택근무’ 등 유권자 제안을 정책으로 다듬은 ‘국민공약’을 발표했다. 성별ㆍ연령을 아우르는 ‘생활 밀착형’ 대안 제시는 최근 윤 후보의 두드러진 공약 흐름이다. 이번 주에는 경제 및 외교ㆍ안보 관련 공약도 줄줄이 선보인다. 이념색 옅은 정책으로 지지층 확장을 노린 다음, 보수색 완연한 담론 제시로 ‘집토끼’도 잡겠다는 구상이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국민공약 언박싱’ 행사를 열었다. 유권자 의견을 정책으로 만들었다는 의미다. △육아 재택 보장 △영업용 오토바이 교통안전 강화 △건강보험 가입자 정보 도용 방지 △현장직 소방공무원 사기충전 등 4가지 제안이 채택됐다. 선거대책본부가 1일부터 2주 동안 윤 후보의 정책 소개 홈페이지(윤석열 공약위키)에 올라온 제안 1,500여 건 가운데 선정했다고 한다.

육아 재택 보장은 노동자에게 육아기간 휴직 대신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대신 기업에는 여러 인센티브를 주는 내용이다. 정책 제안자 오현주씨는 “육아휴직을 쓰면 고용이 단절되고, 기업도 대체 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새로운 유연근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도 “특허청에 근무하는 지인이 아이 셋을 키우는데 재택근무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사무실은 일주일에 몇 시간 정도 꼭 필요할 때만 가면 된다”고 힘을 실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How's 카페에서 열린 '국민공약 언박싱 데이'에서 발표를 듣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How's 카페에서 열린 '국민공약 언박싱 데이'에서 발표를 듣고 있다. 뉴시스

건강보험 가입자 정보를 도용한 불법 진료행위 근절 방안도 제시됐다. 진료를 볼 때 지문인식 등 본인 인증을 한 환자에게만 건강보험을 적용하면 재정 누수를 방지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윤 후보는 “국민 불편이 크지 않은 범위 안에서 기존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치명상을 초래하는 오토바이 안전사고 문제에는 당근과 채찍을 병행했다. 이륜차 불법 개조나 난폭 운전의 처벌 수위는 한층 높이되, 교통기록장치를 장착할 경우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식이다. 소방공무원 처우 개선과 관련해선 현장근무 5, 6년을 충족한 소방관에게 안식년을 보장하는 방안 등을 약속했다.

일각에선 연이은 생활 공약 행보에 “소소한 전술만 있고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윤 후보도 이를 의식한 듯, 금주 중 경제와 외교안보, 사법개혁 등 대형 정책을 소개하는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이양수 선대본 수석대변인은 “설 연휴 전 국가지도자에 걸맞은 경제 비전과 외교안보 전략 등을 집중적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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