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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건강도 자산 관리처럼 Ⅱ

입력
2022.01.2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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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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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되는 두 가지 핵심 원리가 있다. 첫 번째는 쓸데없는 것을 사지 않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가능하면 젊었을 때부터 투자해 복리 마법을 경험하는 것이다.

평생 노화를 늦추고 건강하게 지내는 원리도 이와 완전히 동일하다. 첫 번째는 노화를 촉진하는 쓸데없는 대사 낭비를 줄이는 것이다. 이전 칼럼(지난해 12월 7일 자)에서 다뤘다.

이번에는 두 번째 시간으로 부자들이 미리미리 투자를 하듯이 노화를 거스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방법은 크게 영양ㆍ운동ㆍ수면 분야로 나눠 이야기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영양을 이야기해보자.

‘이왕이면 신선한 슈퍼 푸드 먹자.’

‘세계 10대 슈퍼 푸드’로 유명 잡지에 정기적으로 소개되는 식품들이 있다. 이들은 모두 칼로리는 적으면서 식이섬유ㆍ수분ㆍ비타민ㆍ미네랄이 듬뿍 들어 있거나, 몸에 좋은 기름인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된 식품들이다.

이들은 모두 현대인의 고질병인 비만과 당뇨병, 암 예방에 도움되는 식품이다. 노화ㆍ비만ㆍ심뇌혈관 질환ㆍ암 발생에 가장 중요한 메커니즘인 염증 반응을 줄여 주기 때문이다.

슈퍼 푸드를 이용한 가공식품을 많이 먹자는 말은 아니다. 예를 들어 토마토는 전통적으로 유명한 슈퍼 푸드인데, 토마토의 붉은 성분인 라이코펜이 항산화ㆍ항염증 역할을 할 수 있어 노화 예방에 도움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같은 양을 먹었을 때 토마토보다 토마토케첩에 라이코펜이 훨씬 많이 들어 있다. 그렇다고 토마토케첩이 슈퍼 푸드인가? 절대 아니다. 토마토케첩에는 라이코펜보다 더 많은 정제당이 들어 있다. 즉, 라이코펜이 들어 있긴 해도 노화를 촉진하는 정제당이 더 많이 있기 때문에 항노화 식품은 아니다.

'몸에 좋다고 특정 음식을 많이 먹을 필요는 없다.'

흔히 언급되는 슈퍼 푸드는 대부분 잡곡ㆍ채소ㆍ과일이다. 색깔을 내는 물질들이 대체로 항산화ㆍ항염증 역할을 하는 물질들이며, 흰색ㆍ노란색ㆍ주황색ㆍ보라색ㆍ초록색ㆍ빨간색ㆍ검은색 중 하나다.

가끔 새로운 식품 정보를 접하게 되면 특정 식품을 매일 그리고 많이 먹으려고 계획하고 노력하는 경우가 있다. 모두가 알겠지만 ‘골고루’ 먹어야 한다. 어느 하나만 많이 먹는다고 건강해질 수 있는 식품은 단 하나도 없다.

가장 실천하기 좋은 방법은 3~4가지 색깔을 지닌 채소를 매일 한 주먹씩 먹고, 과일은 다른 색깔로 한 주먹 먹는 것이다. 색깔별로 다양한 신선 식품들을 골고루 먹자는 것이다. 거기에 가능하면 흰밥보다는 잡곡밥, 고기보다는 생선을 즐기는 식생활을 젊은 시절부터 실천한다면 중년에는 동년배와 다른 건강함을 경험할 것이다.

‘영양제는 주연이 아니라 조연이다.’

진료실에 있다 보면 30종이 넘는 영양제를 가지고 오는 분들이 있다. 물론 동시에 다 먹는 것은 아니고 의학 정보를 접하면서 하나씩 늘어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종종 유통 기한이 지난 것이 절반 넘게 남아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위암에 걸려 영양 흡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할 때에는 영양제가 치료제가 되기도 한다. 또 수술 후 회복 단계나 고령으로 입맛이 없거나, 잘 챙겨 먹지 못해 영양 불균형이 있으면 특정 영양소가 부족할 수 있다.

그런 경우라면 필요한 영양제를 보조적으로 활용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영양제가 수명을 늘리지는 못한다. 건강 수명 연장은 신선 식품을 꼭꼭 씹어 먹어야 실현된다.

이경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경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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