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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하청직원 또 사망... 안전에 2조 투자한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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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일하던 하청업체 직원이 석탄을 운반하는 장치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스팀배관 보온 작업 중이었던 A씨는 쇳물 생산에 필요한 연료인 코크스 석탄을 운반하는 장입차와 벽체 사이에 끼였다고 한다. 첫 출근한 지 보름밖에 안 된 신입 직원이었다니 가슴이 저리고 참담하다.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이 되겠다는 세계적 철강사 포스코에서 이런 원시적 사고가 끊이지 않는 건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최근 3년 사이 포항제철소에서 중대 사고로 숨진 노동자는 5명이나 된다. 광양제철소 등 포스코의 다른 사업장까지 포함하면 5년간 사망자는 최소 15명이다.
사고가 날 때마다 포스코는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2018년 5월 안전 분야에 1조1,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2020년 12월에도 안전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3년간 추가로 1조 원을 쓰겠다고 공언했다. 최정우 회장은 ‘6대 긴급안전조치’를 발표하고 ‘안전환경본부’도 신설했다. 이런 약속이 무색하게 사고가 끊이지 않으니 여론의 화살을 피하려 시늉만 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2조 원의 안전 투자금은 도대체 어디에 썼는지 궁금하다. 사고가 나자 부분작업중지 명령을 내린 고용노동부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지난해 특별감독까지 벌일 때는 뭘 했는지 묻게 된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일주일 앞두고 경각심이 높아진 시점에도 사고가 난 건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이 여전하다는 걸 보여준다. 벌써부터 현장에선 ‘공사를 잠시 중단해 처벌 1호가 되는 것만 피하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젠 근본적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바라보는 나라에서 연간 산업재해 사망자가 2,000명 안팎이라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함께 일하는 이들의 목숨조차 지키지 못하는 사회라면 다른 건 논할 자격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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