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인터뷰] 카라 "KBS·'태종 이방원' 동물학대, 타 드라마도 고발 가능"

입력
2022.01.21 11:26
'태종 이방원'의 낙마 촬영 장면이 많은 지탄을 받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태종 이방원'의 낙마 촬영 장면이 많은 지탄을 받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태종 이방원'의 동물 학대 논란이 더욱 몸집을 불리고 있다.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촬영장의 사고로 안타까운 한 생명이 세상을 떠났다. 배우들 역시 해당 학대에 대해 직접 목소리를 높이면서 '태종 이방원'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고 있다.

21일 동물권행동 단체 카라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KBS의 대처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했다. 먼저 이 관계자는 "지난 20일 고발장을 제출했다. 아직까지 KBS 측의 공식적인 연락이 없었다"고 밝혔다.

카라가 요구한 것은 무엇일까. 이에 "일단은 학대 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이 반드시 필요하다. 방송 촬영이 아닌 곳에서 일어났다면 당연히 고발된다. 촬영 현장이라 해서 예외가 될 수 없다. 고의에 대한 학대이기 때문이다. 그와 별개로 이번 한 건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KBS에서 전체적으로 동물학대를 방지하기 위한 가이드가 필요하다. 조심하겠다는 사과문 외에도 규정이 된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종 이방원'의 낙마 촬영분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지난해 종영한 '연모'의 유사한 장면이 함께 언급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증거가 확실하다면 타 드라마들 역시 고발이 가능하다. 다만 이미 벌어졌고, 시일이 지난 사건은 은폐하기 쉽다. 정확한 사실 여부가 확인하기 어렵다. 이미 이전에 촬영했던 것이라도 소신을 가지고 제보해주는 분이 있다면 동일한 방법을 대응할 것"이라 밝혔다.

다만 우려도 있었다. 드라마 현장 스태프들 중 해당 사안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이들이 있으나 관련 업계 종사자로서 적극적으로 제보하기 어렵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KBS 측의 안일한 대응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관계자는 "제작진이 유튜브에서 사고 후에 일어난 모습을 추가로 공개했다.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동물이 사고 후 자리에서 일어나 서는 것은 본능적으로 공격을 피하고자 한 행동이다. 기절했다가 일어난다고 해도 일어난다 해서 학대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꼬집었다. 이어 "일어난 말이 해당 말이 맞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KBS는 입장을 통해 '외관상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관련 승마장을 운영하는 관계자들은 '당장 즉사하지 않더라도 뇌진탕이나 심각한 골절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장에서 잘 일어났다는 것으로 해명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근 동물자유연대 측은 공식 SNS를 통해 KBS1 '태종 이방원'의 낙마 장면 촬영 영상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말의 발목에 밧줄을 묶고 고의적으로 쓰러뜨리는 장면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를 두고 동물자유연대는 "이 같은 장면을 담은 영상을 촬영, 게시하는 것도 동물학대로서 범죄에 해당한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동물자유연대는 향후 촬영 현장에서의 동물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 마련을 위한 면담을 요구했다.

결국 KBS는 "실제 촬영 당시 배우가 말에서 멀리 떨어지고 말의 상체가 땅에 크게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라면서 "촬영 후 1주일 쯤 뒤에 말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알렸다. KBS는 다른 방식의 촬영과 표현 방법을 찾겠다면서 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의 조언과 협조를 알렸다.

그러나 정확한 대안이 제시되지 않은 것에 대한 대중의 공분이 짙다. 특히 KBS는 공영방송이다. 공영방송 본분과 책임감을 망각한 입장문이라는 시선이 크다. KBS는 국민으로부터 수신료를 받기 때문에 주권 역시 시청자에게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S는 사과문만 내놓을 뿐 해결 방안을 밝히지 않았다. 충분히 명확한 대처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시간이 있었음에도 미온한 입장문을 발표한 상황이다.

배우들, 안타까운 목소리 내며 공분

배우들도 분개를 참지 않았다. 배우 고소영 김효진 배다해 아이비 등이 해당 논란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촬영장에서 꾸준히 활동했던 이들의 목소리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방송 촬영을 위해 동물을 소품 취급 하는 K** 드라마 ***** 드라마 연재를 중지하고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고, 3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결국 KBS는 오는 22일, 23일 결방을 알렸다. 차주인 29일, 30일 방송분은 스페셜로 편성이 됐다. 결과적으로 2주 연속 결방을 하게 된 셈이다. 다만 그 이후 방송분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논의를 나누고 있다.

해당 말이 사망한 만큼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KBS의 미흡한 대처가 많은 이들에게 더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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