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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공포에 시총 순위 '요동'… 카카오 추락하는 동안 금융주는 환호

입력
2022.01.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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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공포에 개별 악재 겹치며 시총 지각변동
카카오그룹 이달 24조원 증발… 순위 하락
코스닥은 4년 만에 시총 1위 기업 교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미국발 ‘긴축 공포’와 기업별 악재 등에 국내 증시가 휘청이자,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역시 요동치고 있다.

‘먹튀 논란’에 휩싸인 카카오 그룹주 시총은 새해에만 24조 원이 증발해 시총 순위가 미끄러졌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3년 11개월 만에 왕좌의 주인이 바뀌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이후 이날까지 코스피 시총 50위 종목 중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종목은 단 7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여전히 선두를 지키는 가운데, △삼성SDI(7위) △현대차(8위) △기아(10위) △삼성전기(25위) △한국전력(27위)을 제외한 모든 종목의 순위가 뒤바뀐 것이다.

순위 변동의 주 원인은 미국의 긴축 공포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행보가 구체화되면서 금리 인상에 민감한 기술주와 성장주의 하락세가 두드러지며 시총 순위가 크게 바뀌고 있다.

현재 실적보다 미래 가치가 주가에 반영되는 성장주는 금리 인상 시 더 큰 타격을 받는다. 실제 지난해 말 3위였던 네이버는 시총 7조 원이 증발해 4위로 한 계단 하락했고, 크래프톤·넷마블 역시 각각 18위·38위에서 22위·40위로 밀려났다.

성장주이면서 경영진의 ‘먹튀 논란’에까지 휩싸인 카카오 그룹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말 109조 원에 달했던 카카오 그룹주 시총은 85조 원으로 축소됐다. 무려 24조 원이 증발한 것이다. 이에 카카오(-9조 원) 시총 순위도 6위에서 9위로 밀려났고, 카카오뱅크(-7조 원)는 11위에서 18위로 7계단이나 추락했다.

반면 금리 인상이 실적 개선으로 연결되는 금융주들은 상승세를 탔다. KB금융은 지난해 말(16위) 대비 4계단 상승해 12위로 올라섰다. 카카오뱅크에 빼앗긴 ‘금융 대장주’ 자리도 6개월 만에 되찾았다. 그외 △신한(21위→19위) △하나(33위→26위) △우리(46위→36위) 등도 모두 순위가 상승했다.

코스닥 1위 기업도 교체됐다. 2018년 2월 이후 '부동의 1위'였던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그룹이 ‘회계부정’ 의혹에 휘말리면서 3년 11개월 만에 밀려났다. 대신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부품인 양극재를 제조하는 에코프로비엠이 왕좌를 차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2차전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전문가들은 미국발 긴축이 실제 가시화되기 전까지 시총 순위가 뒤바뀔 여지가 높다고 전망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양적 긴축에 돌입할 것으로 보이는 상반기까지 성장주들의 시총이 줄어드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개별 기업 악재를 가진 종목들은 더 큰 변동성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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