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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걸음만 옮겼다면 살았을 텐데… " 붕괴 건물 둘러본 실종자 가족들 탄식

입력
2022.01.20 19:10
수정
2022.01.20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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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대표 3명, 한 시간 동안 39층까지 둘러봐
29층에서 멈춘 소방설비 공사 등 당시 흔적 생생
"생존 가능성 희박… 구조에 필요한 입장 정할 것"

20일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 실종자 가족들이 둘러본 사고 현장 모습. 실종자 가족 제공

20일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 실종자 가족들이 둘러본 사고 현장 모습. 실종자 가족 제공

"한 걸음만 이쪽으로 뛰었으면 살았을 거예요."

20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붕괴 현장인 201동 전 층을 둘러본 실종자 가족협의회 대표 안 모(45)씨는 취재진에게 이렇게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안씨를 포함한 3명은 실종자 가족을 대표해 이날 오전 9시부터 201동 1층부터 39층까지 걸어 오르면서 한 시간가량 사고 현장을 살폈다.

안씨의 증언과 현장 사진에는 실종된 작업자들이 일했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실종자 6명은 사고 당일 201동 27~32층에서 소방설비(2명), 창호 및 실리콘(3명), 벽돌 쌓기(1명) 작업을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안씨는 "소방설비는 28층까지는 (작업이 완료됐다는 의미로) 안전캡이 씌워져 있는데 29층에선 하다 만 게 보였다"고 말했다. 각 층 1, 2호실 쪽은 층층이 무너져 내린 반면 3, 4호실과 중앙계단 쪽은 그대로인 점도 가족들의 슬픔을 돋웠다. "두 걸음만 다른 쪽으로 뛰었다면 변을 안 당했을 거예요. 생사를 오가는 거리가 딱 두 걸음이었던 거죠. (이상 신호가 있었을 때) 대피 명령이라도 있었다면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20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붕괴 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둘러본 사고 현장 모습. 실종자 가족 제공

20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붕괴 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둘러본 사고 현장 모습. 실종자 가족 제공

생존자가 있을 거란 실낱 같은 희망도 이번 현장 방문으로 꺾이는 분위기다. 안씨는 "타워크레인이 해체되고 구조 작업이 신속히 진행된다면 생존자든 고인이든 빨리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현장에서 본 바로는 거의 (생존자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1일 예정된 201동 타워크레인 해체가 순조롭게 이뤄지면 실종자 수색 및 구조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작업 과정에서 실종자 신체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가족들은 조만간 관련 입장을 정리해 당국에 전달할 계획이다. 안씨는 "(가족들이) 입장을 정리해야 대책본부가 수색을 얼마나 빨리, 얼마나 조심스럽게 할지를 결정해 구조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늘내일 대책본부에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방당국이 이날도 오전 7시부터 수색 작업을 진행한 가운데, 실종자 가족들은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위험한 사고 현장에) 인부들을 투입할 수 없다 보니 대원들이 마대 자루를 들고 사람 손으로 할 수 있는 부분(잔해물)을 직접 정리하고 계세요. 스티로폼 하나 깔고 쉬고요. 우리야 가족을 찾기 위한 것이지만, 저기(201동)를 올라다니며 구조 작업을 하는 대원들이 정말 존경스럽고 안타까웠습니다."

광주= 원다라 기자
광주=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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