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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민보다 '우방' 中우선… 미얀마 군부, 송유관에 지뢰 설치

입력
2022.01.20 14:55

'최대 우방' 中 송유·가스관 보호 목적
요인암살 vs 공개처형, 악순환되는 증오

샨주인권재단(SHRF)이 파악한 중국 송유ㆍ가스관 인근 지뢰 매설 지역(Landmine Area). 미얀마 나우 캡처

샨주인권재단(SHRF)이 파악한 중국 송유ㆍ가스관 인근 지뢰 매설 지역(Landmine Area). 미얀마 나우 캡처

미얀마 쿠데타 군부가 자국을 관통하는 중국의 송유ㆍ가스관 보호를 위해 지뢰를 설치했다. 현지 주민들의 피해는 안중에도 없이 군부의 최대 우방인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서다.

20일 미얀마 나우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정부군은 최근 샨주(州) 시우시(市) 인근을 지나는 중국의 석유 송유관과 천연가스관 근처에 지뢰를 대량으로 설치했다. 무장 저항세력과 일반 시민을 구분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지뢰를 통해 접근 자체를 막겠다는 것이다. 샨주의 한 시민은 "산에서 필요한 것들을 채취해 겨우 버티는 우리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냐"라며 "군부는 미얀마인의 생존보다 중국의 투자와 자산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군부의 극단적 대처는 최근 샨주와 인접 사가잉주에서 중국 자산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샨주 소수민족 반군은 최근 해당 송유ㆍ가스관 쪽을 향해 대포를 발사한 바 있으며, 사가잉주 반군 역시 중국비철금속광업(CNMC)이 운영하는 미얀마 내 최대 규모의 니켈 가공 공장에 폭탄 공격을 감행했다.

주미얀마 중국대사관은 자국 자산이 위험에 처하자 군부를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만달레이를 지나는 중국 송유ㆍ가스관을 경비하던 인원 3명이 무장세력에 살해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조치하라는 취지였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2월과 9월에도 "우리가 투자한 미얀마 내 프로젝트에 대한 경비를 강화해 달라"고 군부에 요청한 바 있다.

중국의 미얀마 내 송유ㆍ가스관은 자국 에너지 안보의 핵심 축 중 하나다. 중국은 지난 2014년 미얀마 서부 해안 짜욱퓨에서 중국 윈난성 쿤밍(昆明)을 잇는 800㎞의 송유ㆍ가스관을 건설했다. 중국은 이 시설을 통해 연간 2,200만 톤(t)의 원유와 120억㎥의 천연가스를 공급받고 있다. 지뢰가 설치된 샨주는 해당 시설의 3분의 1이 지나가는 요충지다.

군부에 시민저항군은 요인 암살로 맞섰다. 실제로 지난 17일 테인 민트 미얀마 재향군인회 회장은 수도 네피도의 자택에서 권총 4발을 맞고 사망한 채 발견됐다. 지난해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친군부 과격단체 측에 민주인사들에 대한 정보를 넘겼던 그는 시민저항군 사이에서 '제거 대상 1순위'로 꼽혔던 인물이다. 군부도 가만 있지 않았다. 같은 날 정부군은 사가잉주 몬와 마을을 급습해 4명의 시민군을 체포한 뒤 공개 처형했다.

미얀마 샨주와 사가잉주에서 군부에 대항 중인 소수민족 반군 카렌니 인민방위권(KNDF) 병사의 모습.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미얀마 샨주와 사가잉주에서 군부에 대항 중인 소수민족 반군 카렌니 인민방위권(KNDF) 병사의 모습.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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