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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크래프톤은 웹툰 만들고, 넷플릭스는 게임 만들고...선 넘는 IP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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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기획사와 게임사가 웹툰, 웹소설 제작에 뛰어들고,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는 게임을 만든다. 영화 제작에 대규모 자본을 쏟아붓는 게임사도 있다. 산업의 경계를 넘어 투자가 이뤄지는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2022년 들어 이 같은 움직임은 국경을 넘어 더욱 가속화하고 있고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20일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와 손잡고 제작한 웹툰과 웹소설 ‘세븐 페이츠: 착호’는 지난 15일 공개 후 이틀 만에 세계적으로 누적 조회수 1,500만 건을 돌파했다. 네이버웹툰 역대 작품 중 최고 기록이다. BTS 멤버들을 모티브로 제작한 이 웹툰과 웹소설 덕에 네이버웹툰의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 독일어, 프랑스어, 태국어 서비스의 일간 활성 이용자 수 역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조선시대 범 잡는 부대로 알려진 착호갑사를 소재로 제작된 ‘착호’는 네이버웹툰의 영문 서비스 플랫폼인 ‘웹툰’의 신작 차트는 물론 전체 장르 차트에서도 20일까지 엿새 연속 1위를 기록 중이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 소속 보이그룹인 엔하이픈을 모델로 한 ‘다크 문: 달의 제단’(16일 첫 공개), ‘BTS 동생 그룹’인 투모로우 바이 투게더에 힌트를 얻어 제작한 ‘별을 쫓는 소년들’(17일 첫 공개)도 각각 ‘웹툰’ 신작 차트 2, 3위에 올랐다. 아직 1, 2회 정도만 공개돼 작품의 완성도를 평가하기 이르지만 글로벌 팬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는 평이다. 이희윤 네이버웹툰 IP(지적재산) 비즈니스 리더는 "이번 협업을 통해 기존 웹툰·웹소설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창작 모델을 제시했다고 본다"며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와 보다 다양한 형태로 협업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웹툰 시장에 뛰어든 건 K팝 기획사뿐만이 아니다.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게임사 크래프톤은 지난해 11월 ‘100’ ‘침묵의 밤’ ‘리트리츠’ 세 편의 웹툰 연재를 시작했다. 크래프톤이 제작사 와이랩과 손잡고 신형욱 김선희 한동우 등 네이버웹툰의 스타 작가들을 대거 기용해 만든 이 작품들은 ‘펍지(배틀그라운드) 유니버스’를 확장하며 게임 IP의 가치를 키우고 있다. 이밖에도 게임회사 컴투스는 웹툰 제작사 케나즈와 합작 법인을 설립해 자사의 대표작 ‘서머너즈워’ IP를 기반으로 한 웹툰을 준비 중이다. 게임사 조이시티는 자회사 로드비웹툰을 설립해 1일 첫 작품 ‘샤이닝 썸머’를 카카오페이지에 공개했는데 앞으로 게임 IP ‘프리스타일’ ‘건쉽배틀’을 바탕으로 한 웹툰도 선보일 예정이다.
게임사들이 웹툰 시장에 뛰어드는 건 게임 IP의 수명을 늘리는 한편 웹툰을 토대로 드라마, 애니메이션, 영화 등을 제작해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사가 영화나 드라마 제작에 곧바로 뛰어드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넥슨은 지난 6일 마블 영화 ‘어벤저스: 엔드 게임’ 등을 연출한 앤서니ㆍ조 루소 형제와 마이크 라로카 프로듀서가 설립한 제작사 AGBO 스튜디오에 4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넥슨을 한국의 월트디즈니 같은 기업으로 키우고 싶다”던 김정주 넥슨 창업자의 꿈에 한발 가까이 다가선 것이다. 이번 투자는 넥슨이 지난해 영입한 월트디즈니 임원 출신 닉 반 다이크 수석 부사장이 주도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자사 대표 게임 ‘크로스파이어’ IP를 드라마와 영화로 확장 중이다. 이미 2020년 중국 드라마 ‘천월화선’으로 큰 성공을 거둔 데 이어 같은 해 미국 소니픽처스와 영화 배급 계약을 맺고 할리우드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선 1,000만 관객 영화 ‘신과 함께’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제작한 리얼라이즈픽쳐스와 조인트벤처 스마일게이트리얼라이즈를 설립하며 영화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리얼라이즈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는 “게임을 영화화하는 프로젝트도 있고 영화를 게임으로 옮기는 프로젝트도 논의 중”이라면서 “게임의 세계관과 캐릭터만 가져올 뿐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어 게임사나 영화사나 이 같은 협업을 통해 기존 IP를 확장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게임 사업에 뛰어드는 영화·드라마 콘텐츠 업체도 있다. OTT 업체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자사의 인기 드라마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게임을 비롯해 안드로이드 기반 게임 5종을 선보이며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을 토대로 한 게임 제작도 검토 중이다. 19일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VP는 온라인 간담회에서 “게임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희망을 갖고 시작을 해본 것”이라면서 “’오징어 게임’ 관련 비공식 게임이 많이 나와 있는 상황에서 넷플릭스도 당연히 게임화를 고려 중이고 많은 논의가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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