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안철수·이준석 연일 '으르렁'... 야권 단일화 주도권 싸움?

입력
2022.01.19 16:43
수정
2022.01.1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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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16일 국회에서 양당 대표 자격으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는 안철수(왼쪽)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모습. 오대근 기자

지난해 6월 16일 국회에서 양당 대표 자격으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는 안철수(왼쪽)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모습. 오대근 기자

'안일화(안철수로 단일화)냐, 아니면 간일화(간 보는 단일화)냐.'

야권 후보단일화가 대선구도를 흔들 수 있는 변수로 꼽히는 상황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다. 2016년 총선부터 시작된 안 후보와 이 대표 간 악연이 3월 대선에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두 사람은 19일 동시에 라디오에 출연해 공방을 벌였다. 포문은 이 대표가 열었다. 그는 MBC 라디오에서 "'안일화'보다는 '간일화'라는 단어가 더 뜨더라"며 말했다. 안 후보가 최근 "'안일화'라는 말을 못 들어봤느냐"며 자신으로 단일화하는 게 아니면 관심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응수한 것으로, 오히려 안 후보가 '간 보는 정치를 한다'며 비꼬았다. 또 안 후보와 오세훈 서울시장(당시 국민의힘 후보)이 단일화해 치른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거론하며 "단일화 이후 안 후보 쪽이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가져갔는데, 그게 시 행정에 크게 도움이 됐느냐"고 직격했다.

안 후보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CBS 라디오에서 "이 대표의 발언은 '안철수가 무섭다. 이준석이 초조하다' 이렇게 해석하면 된다"며 "정치인들은 아무런 신경을 쓸 게 없으면 아예 언급하지 않는다. 위협이 될 때만 발언을 한다"고 받아쳤다. 최근 자신의 상승세가 윤 후보 지지율의 반사이익이라는 이 대표의 주장에 대해선 "여론조사를 보면 윤 후보가 조금 오를 때 저는 많이 오르는 경우가 많다"고 반박했다.

양 당에선 두 사람의 해묵은 앙금이 향후 후보 단일화 국면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안 후보와 이 대표는 2016년 총선 때 서울 노원병에서 각각 국민의당과 새누리당 후보로 맞붙어 안 후보가 당선됐다. 2018년 지방선거 땐 두 사람은 바른미래당에 함께 몸담았는데, 안 후보가 서울시장에 출마하면서 비게 된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공천을 두고 당내 양대 세력이었던 안철수계와 유승민계가 충돌했다. 결국 유승민계인 이 대표가 공천됐으나 보궐선거에서 낙선했다. 지난해 4·7 재·보선 이후 두 사람은 당 대표로서 합당을 논의했으나 이견만 보이다 빈손으로 끝났다.

다만 안 후보의 단일화 상대가 이 대표가 아닌 만큼, 두 사람 간 설전이 향후 단일화 국면을 대비해 주도권 확보를 위한 신경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설 연휴를 거쳐 단일화 여론이 커진다면 두 사람도 따를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전망했다 .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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