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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로 폐허, 구호·복구 절실한데...국제 지원 꺼리는 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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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해저화산 폭발과 지진해일(쓰나미)의 직격탄을 맞은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가 국제사회 구호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통가 정부는 화산 폭발 사흘째인 18일(현지시간) 첫 성명을 내고 “해저화산 폭발로 발생한 15m 높이 쓰나미가 통가 해변 지역을 강타해 집이 무너지고 최소 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영국 국적 1명과 망고섬에 거주하던 65세 여성 1명, 노무카섬에 있던 49세 남성 1명이다.
통가 정부는 이어 “통가를 덮친 전대미문의 재난으로 군도 전역에 걸쳐 집이 몇 채밖에 남지 않았다”며 “생존자는 겨우 임시 피난처에 모여 있다”고 덧붙였다. 통가 정부는 망고, 포노이푸아, 노무카 등 피해가 큰 지역 위주로 수색 작업을 시작했으며, 대피소를 설치해 구호 물자를 지급하고 있지만 식수난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화산 폭발로 발생한 쓰나미와 화산재로 구호 활동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화산폭발로 사회기반 시설이 무너지면서 국내외 통신망이 모두 끊어져 현재 위성 전화와 고주파 라디오 등을 통한 제한적인 통신만 이뤄지고 있다. 뉴질랜드 외무부는 이날 “통가 해저 케이블 연결을 수리하는 데 최소 4주가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껍게 쌓인 화산재로 공항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구호품 보급도 어려운 상태다.
빠른 구호활동과 복구활동이 절실한 상황. 이날 뉴질랜드 해군은 구호품을 실은 함정 두 척을 통가에 급파했다. 국제적십자사도 이르면 19일 호주를 통해 구호품을 선박으로 조달할 계획을 밝혔다.
정작 통가 정부는 해외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구호 인력 파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까지 통가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1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10월 확인된 후 추가 확진자는 없었다. 하지만 외부에서 구호인력이 들어올 경우, 쓰나미 피해로 의료시설 접근이 어려운 상황에서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다.
호주에 파견된 커티스 투이할랑깅이 통가 고등판무관 대표는 “통가 정부와 호주, 뉴질랜드 당국 간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안전한 방법으로 구호품을 전달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나단 베이치 유니세프 태평양제도 담당자도 “직접적인 접촉 없이 통가에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한 구호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며 “화산 폭발 당시 통가에 있던 20여 명의 유엔 구호 인력들을 통해 구호 작업을 전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통가는 19세기 초 유럽에서 건너온 홍역으로 인구의 4분의 1이 사망하고, 1918년 스페인 독감 유행 때도 당시 인구의 8%인 2,000여 명이 숨진 '트라우마'가 있다. 호주의 한 싱크탱크 관계자는 “외부 구호 활동으로 통가에 코로나19가 확산될 경우 국제사회의 선의와 상관없이 결과가 참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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