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중 '군자·소인·우인'은 누구?… 윤여준의 '사이다' 인물평

입력
2022.01.19 16:00
수정
2022.01.1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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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 전 장관 유력 대선 후보 인물평 내놔
이재명 "효율성 중시, 민주주의 생략할까 위험"
尹 "세상물정 어두워" 安 "이미지와 실체 간 거리"

윤석열(왼쪽부터)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2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왼쪽부터)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2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20대 대통령 선거가 50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안갯속이다. 누가 이길지 판세도, 이겨서 어떤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인지 비전도 실종된 시계제로 대선이다.

'영원한 책사'로 불리는 정치 노장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유권자들은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고 한국 정치가 이래서는 안 된다고 고민하고 있는데, 정작 그걸 고쳐줄 만한 믿음이 가는 후보가 안 보이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한탄했다. 19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한국일보 자료사진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한국일보 자료사진


'믿음이 가는 후보가 안 보인다'는 깊은 탄식. 개별 후보에 대한 평가는 어떠할까. 윤 전 장관은 먼저 송나라 때 나온 '자치통감'으로 운을 뗐다.


"이재명, 효율성 중시...민주적 과정 생략할까 위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9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서 가상자산 거래소 현장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9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서 가상자산 거래소 현장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자치통감에는 군자와 소인을 분류한 기준이 있습니다. 우선 (가장 높은) 성인은 덕과 재주를 다 같이 갖춘 사람입니다. 덕이 재주보다 많은 사람은 군자라 하고요. 재주가 덕보다 많은 사람은 소인이라 했죠. 재주도 없고 덕도 없는 사람은 우인(어리석은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이번에 그게 문득 생각나더라고요."

윤 전 장관은 개별 후보에 대한 평가가 자치통감의 기준과 꼭 맞을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유력한 후보 세 분을 군자, 소인, 우인 이 세 카테고리에 넣어 보니까 재미있더라. 한번 시간 날 때 생각해보면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들도 같이 판단해보자는 취지다.

먼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효율성은 장점이나, 그로 인해 민주적 과정을 생략할 가능성이 있는 건 위험 요소로 꼽았다. "이 후보는 효율성을 중시하는 나머지 민주적인 과정과 절차를 생략하고 싶어 할 가능성이 있어요. 그 점은 상당히 위험할 수 있죠. 효율성을 중시하면 민주적 과정과 절차를 낭비적인 요소라고 보기 쉽거든요. 그렇게 되면 민주주의에 큰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죠."



"윤석열, 세상 물정 어두워 국정 운영 어려울 수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 없는 나라 장애인 정책 공약을 발표한 후 마스크를 쓰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 없는 나라 장애인 정책 공약을 발표한 후 마스크를 쓰고 있다. 뉴스1

다음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세상 물정에 어두워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게 약점으로 꼽혔다. "윤석열 후보의 경우에는 검찰이라는 매우 높고 두터운 울타리 안에서만 평생을 보낸 분이라서 그런지 울타리 밖의 세상 물정에 너무 어두운 거 아닌가 싶어요. 그렇다면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는 상당히 어려울 수도 있지 않겠냐 이렇게 보는 거죠."

윤 전 장관은 이 후보와 윤 후보에 대해선 "잘 모르는 분들이니까 피상적인 관찰"이란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좀 겪어 봤다'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에 대해선 비교적 단호하게 평가했다. 윤 전 장관은 안 후보가 정계 입문할 때부터 멘토 역할을 이어 왔지만, 여러 번의 부침을 겪은 뒤 관계가 소원해졌다.

"조심스럽지만 제가 겪어 본 경험을 전제로 말하면, 안 후보는 이미지와 실체 간의 거리가 많은 분이죠. 요즘에는 새 정치도 이야기하지 않던데, 과거에는 늘 새 정치를 표방했잖아요. 이미지가 그랬는데, 실체는 거리가 멀었다고 그때 당시 느꼈습니다. 몇 년 동안 만나본 일이 없으니까 요즘에는 많이 변했을 수 있지만요."



"안철수, 새 정치? 이미지와 실체가 거리가 많은 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9일 대전 중구 국민의당 대전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9일 대전 중구 국민의당 대전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윤 전 장관이 2011년 펴낸 '대통령의 자격'은 대선의 계절마다 회자되는 책이다. 최고권력자가 되려면 갖춰야 할 자질과 철칙을 담았다. 윤 전 장관은 '대통령의 자격' 첫 번째로 "민주적 가치를 내재화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투철한 공인의식, 그리고 공공성이라는 가치를 인식하는 게 필수라는 조언이다.

윤 전 장관은 보수와 진보, 진영을 넘나드는 정치 원로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청와대 공보수석과 환경부 장관을 지냈고, 국민의힘 전신인 보수정당에서 선거전략가로 활약하며 '보수의 책사'로 불렸다.

또 그는 안 후보의 정치적 멘토였지만 여러 차례 부침을 겪은 뒤 결별했다. 2012년 대선에선 민주당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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