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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중 '군자·소인·우인'은 누구?… 윤여준의 '사이다' 인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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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통령 선거가 50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안갯속이다. 누가 이길지 판세도, 이겨서 어떤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인지 비전도 실종된 시계제로 대선이다.
'영원한 책사'로 불리는 정치 노장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유권자들은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고 한국 정치가 이래서는 안 된다고 고민하고 있는데, 정작 그걸 고쳐줄 만한 믿음이 가는 후보가 안 보이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한탄했다. 19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다.
'믿음이 가는 후보가 안 보인다'는 깊은 탄식. 개별 후보에 대한 평가는 어떠할까. 윤 전 장관은 먼저 송나라 때 나온 '자치통감'으로 운을 뗐다.
"자치통감에는 군자와 소인을 분류한 기준이 있습니다. 우선 (가장 높은) 성인은 덕과 재주를 다 같이 갖춘 사람입니다. 덕이 재주보다 많은 사람은 군자라 하고요. 재주가 덕보다 많은 사람은 소인이라 했죠. 재주도 없고 덕도 없는 사람은 우인(어리석은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이번에 그게 문득 생각나더라고요."
윤 전 장관은 개별 후보에 대한 평가가 자치통감의 기준과 꼭 맞을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유력한 후보 세 분을 군자, 소인, 우인 이 세 카테고리에 넣어 보니까 재미있더라. 한번 시간 날 때 생각해보면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들도 같이 판단해보자는 취지다.
먼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효율성은 장점이나, 그로 인해 민주적 과정을 생략할 가능성이 있는 건 위험 요소로 꼽았다. "이 후보는 효율성을 중시하는 나머지 민주적인 과정과 절차를 생략하고 싶어 할 가능성이 있어요. 그 점은 상당히 위험할 수 있죠. 효율성을 중시하면 민주적 과정과 절차를 낭비적인 요소라고 보기 쉽거든요. 그렇게 되면 민주주의에 큰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죠."
다음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세상 물정에 어두워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게 약점으로 꼽혔다. "윤석열 후보의 경우에는 검찰이라는 매우 높고 두터운 울타리 안에서만 평생을 보낸 분이라서 그런지 울타리 밖의 세상 물정에 너무 어두운 거 아닌가 싶어요. 그렇다면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는 상당히 어려울 수도 있지 않겠냐 이렇게 보는 거죠."
윤 전 장관은 이 후보와 윤 후보에 대해선 "잘 모르는 분들이니까 피상적인 관찰"이란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좀 겪어 봤다'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에 대해선 비교적 단호하게 평가했다. 윤 전 장관은 안 후보가 정계 입문할 때부터 멘토 역할을 이어 왔지만, 여러 번의 부침을 겪은 뒤 관계가 소원해졌다.
"조심스럽지만 제가 겪어 본 경험을 전제로 말하면, 안 후보는 이미지와 실체 간의 거리가 많은 분이죠. 요즘에는 새 정치도 이야기하지 않던데, 과거에는 늘 새 정치를 표방했잖아요. 이미지가 그랬는데, 실체는 거리가 멀었다고 그때 당시 느꼈습니다. 몇 년 동안 만나본 일이 없으니까 요즘에는 많이 변했을 수 있지만요."
윤 전 장관이 2011년 펴낸 '대통령의 자격'은 대선의 계절마다 회자되는 책이다. 최고권력자가 되려면 갖춰야 할 자질과 철칙을 담았다. 윤 전 장관은 '대통령의 자격' 첫 번째로 "민주적 가치를 내재화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투철한 공인의식, 그리고 공공성이라는 가치를 인식하는 게 필수라는 조언이다.
윤 전 장관은 보수와 진보, 진영을 넘나드는 정치 원로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청와대 공보수석과 환경부 장관을 지냈고, 국민의힘 전신인 보수정당에서 선거전략가로 활약하며 '보수의 책사'로 불렸다.
또 그는 안 후보의 정치적 멘토였지만 여러 차례 부침을 겪은 뒤 결별했다. 2012년 대선에선 민주당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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