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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사도광산 유네스코 탈락 우려하나… 기시다 총리 “등재 신청보다 등재 실현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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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일본 니가타현 사도(佐渡)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놓고 일본 정부 내 고민이 커지고 있다. 2023년 등록심사에 앞서 유네스코에 신청서를 내야 하는 마감일(2월 1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 지사 선거를 앞둔 니가타현과 자민당 보수파는 연일 등재 신청을 정부에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등재 신청보다 “등재 실현이 중요하다”며 신중한 모습이다. 한국이 강하게 반발하면 자칫 심사과정에서 탈락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한번 탈락하면 다시 신청하기 어려운 점이야말로 고민의 배경이다.
19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자민당 ‘보수 단결의 회’는 전날 아베 신조 전 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모임을 갖고 유네스코 등재 조기 신청 등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정부에 제출했다. 회의에는 니가타현 간부와 사도시장 등이 참석해 “세계유산으로서 가치가 충분하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한국 정부의 비판에 대해 “한반도 출신자가 일한 사실은 있지만 강제노동인지는 자료나 기록이 없어 파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본 공문서에 조선인 1,100여 명이 일했으며 임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는 기록, 광산 내 환경이 극도로 열악했다는 탈출자의 증언 등이 있음에도 “강제노동인지는 모른다”고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아베 전 총리는 오히려 “(한국 측에) ‘팩트 베이스’로(사실에 따라) 반론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신중하다. 같은 날 오후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장관에 이어 저녁 기시다 총리도 기자들에게 “등록의 실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뭐가 가장 효과적인지 제대로 생각해 검토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의 반발을 무시하고 등록 신청을 강행할 경우 심사 결과가 불투명하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저녁 자민당 외교부회에서 외무성 측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하지 않는다는 결의가 나오면 다시 도전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지난해 유네스코는 일본 정부가 2015년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한 ‘메이지시대 산업유산’과 관련해 애초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강한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조선인과 중국인 등이 원치 않는 노동을 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희생자를 기리기로 했으나, 실제 만들어진 전시관에서는 정반대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고를 받은 상황에서 같은 논란의 사도광산을 등재 신청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아사히신문은 지난해 유네스코가 일본 측의 압력을 받아들여 가맹국 일부가 반대하면 ‘세계의 기억’ 유산으로 등재하지 않는 제도를 도입한 것도 거론했다. 이 제도에 따라 가맹국인 일본이 반대하는 일본군 위안부 및 난징대학살 기록 등이 기억 유산으로 등재되지 못했다. 한국의 반대가 거세면 사도광산 등재가 영향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대선을 앞둔 한국 여론을 자극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아사히는 “한일 관계를 생각하면 돌진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총리관저 간부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 문화심의회가 추천후보로 선정했는데 신청을 미루면 기시다 총리는 정치적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5월 니가타현 지사 선거와 그 2개월 뒤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한국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신중한 태도에 이미 반발이 분출하고 있다. 니가타현 출신 다카토리 슈이치 중의원은 “일본 정부가 무엇을 종합적 검토해 어떻게 판단했는지 분명히 하지 않으면 현민과 국민 이해를 얻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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