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김건희, 안희정 발언은 사적 영역...2차 가해 보기 어려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적 전화 대화 폭로...정상적 취재 아냐"
해당 기자 모른다는 尹..."나도 기자 이름 다 몰라"

유튜브 채널 '노영희의 뉴스IN사이다' 캡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이른바 '김건희 7시간 통화' 녹취록 보도에서 김씨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두고 "불쌍하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2차 가해란 표현은 성립하기 쉽지 않다고 본다"고 평했다. 거대 비리도 아닌 사적 전화 내용을 지상파 방송으로 폭로한 자체가 "정상적인 취재 과정은 아니다"라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이날 유튜브 채널 뉴스토마토의 '노영희의 뉴스IN사이다'에 출연해 "우리 후보 배우자가 만약 공개적인 공간에서 다수를 대상으로 본인의 이런 사견을 피력해서 김지은씨에 대해 얘기했다면 2차 가해란 표현이 성립할지도 모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먼저 그는 "김지은씨 사건에 있어 성폭력이 존재했다는 건 대법 판결이 난 사항으로 그 부분을 부정하진 않을 것"이라며 "(김건희씨가) 안 전 지사와 김지은씨 간 사적관계에 대해 개인적인 사견을 얹어서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지은씨에 대한 발언이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이야기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기자는 공적 대화라 주장할 수 있겠으나, 자기 캠프에 조인(합류)하라고 한다든지 하는 말로 미뤄 이게 어떻게 취재에 대응하는 말이라 할 수 있나"라면서 보도과정 자체를 문제 삼았다.

김건희씨가 녹취록에서 '보수는 돈을 주니까 미투가 안 터진다'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김건희씨) 본인의 느낌을 평가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며 "일반적인 시민들도 어디선가 한번 접해 봤을 만한 풍문일 것"이라고 했다. 요컨대 "후보자의 배우자가 다소간 문제가 있을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송구하다는 표현을 했기 때문에 딱히 문제 삼을 상황이 크게 없는 게 현실"이라는 판단이다.

"영부인 자격 없다? 과도한 주장"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녹취록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는 '(관상에서) 생김을 보는 건 하수가 보는 것', '내가 무당보다 (사주를) 잘 본다' 등 이날 추가로 보도된 녹취록 속 김씨의 발언에 대해서도 "이런 걸로 배우자가 영부인 자격이 없다는 건 과도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세월호) 7시간 트라우마 때문에 더 관심을 두는 것 같다'는 지적에 이 대표는 "과한 호들갑"이라며 "더 심한 걸 찾으면 예전 모 대통령된 분, 대선 후보들은 조상묘 이장도 했다. 우리는 조상묘 이장했다고 그를 실패한 대통령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이 대표는 김건희씨가 50여 시간 동안 사적 통화를 한 기자 이모씨를 알지 못했다는 윤 후보에 대해 "저도 솔직히 빈번하게 접하는 일간지 기자도 이름 다 못 외우는 경우가 있다. 한두 번(만남)으로 명확하게 기억하지 못할 수 있다"고 옹호했다.

앞서 16일 MBC '스트레이트'에서 김건희씨는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의 기자 이모씨와 통화에서 "난 솔직히 안희정이 불쌍하다. 나랑 우리 아저씨(윤 후보)는 안희정 편"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방송사로 보낸 서면 입장문을 통해 "성 착취한 일부 진보 인사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부적절한 말로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지만, 피해자 김지은씨는 입장문을 내 사과를 요구했다.

윤 후보는 '7시간 통화' 보도 후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적인 대화 내용이 방송으로 공개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것도 있지만, 사적 대화를 뭐 그렇게 오래했는지 저도 잘 이해가 안 가는 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