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크레인 지지대 양생 기간 턱없이 짧았지만… "기준은 없고 감에 의존"

입력
2022.01.18 04:30
6면
구독

타워크레인 설치·해체·상승 작업 계획서
크레인 고정장치 30층·34층·37층에 설치
양생 기간 5~7일 불과 "사고 영향 가능성"

17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크레인에 탑승해 안전진단을 하고 있다. 뉴스1

17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크레인에 탑승해 안전진단을 하고 있다. 뉴스1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의 타워크레인 지지대가 콘크리트 양생(굳힘)을 충분히 거치지 않은 층에 설치되면서 건물 붕괴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됐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17일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현대아이파크 신축 현장 '타워크레인 설치·해체·상승 작업 계획서'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201동 타워크레인에는 30층 이상 고층부에 30층, 34층, 37층 바닥에 '브레이싱'이 설치됐다. 브레이싱은 크레인과 벽체를 고정시키는 장치로 201동에는 모두 9개층에 있었다.

건설노조 광주전남본부가 공개한 '층별 타설·양생기간'에 따르면, 브레이싱이 설치된 고층부 3개층의 양생 기간은 각각 5일, 7일, 6일에 불과했다. 겨울철에는 통상 2주간의 양생기간을 거치는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짧은 셈이다. 광주지역 건설 현장 관계자는 "상층부 타설 작업 시 바람에 타워크레인이 흔들려 양생이 충분히 되지 않은 거푸집을 쳤고, 그 여파로 콘크리트 균형이 무너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충분한 양생이 되지 않은 층에 지지대를 연결해 크레인이 흔들려 건물 붕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양생 기간과 관련한 명확한 지침이 없다는 것이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의 '타워크레인 설치·조립·해체 작업 계획서 작성지침'에 따르면, 콘크리트 양생 관련 지침은 '콘크리트 타설 시 양생 기간을 준수한다'는 내용 외에는 특별한 지침이 없었다. 사업주가 기록해야 하는 작업계획서에도 △타워크레인 종류 및 형식 △설치·조립 및 해체 순서 △작업도구·장비·가설설비 및 방호설비 △작업인원 구성 및 작업근로자의 역할범위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42조에 따른 지지 방법만 정해져 있다.

광주지역의 한 건축물 안전관리 전문가는 "크레인의 브레이싱과 관련해선 현장 인력들의 판단에 따를 뿐 별도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나주예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