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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붕괴 사고 후폭풍... 아이파크, 수도권 재건축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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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현산)의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 사고 여파가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재건축 현장으로 확산하고 있다. HDC현산을 시공사로 선택했거나 시공사 선정으로 앞둔 재건축 조합원들이 시공사 교체 및 배제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정몽규 회장이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부실 시공에 대한 시민들 불안감은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
17일 오후 경기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 입구. 이 아파트 단지 인근 도로에는 최근 며칠 사이 각종 현수막이 내걸렸다. ‘우리 재산과 목숨을 현산에 맡길 수 없다’ ‘무너진 기업! 현대산업개발 퇴출!’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한 주민은 “관악산 아래 평온하던 아파트 단지에 이게 무슨 난리냐”며 “한동안 시끄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현수막을 내건 곳은 재건축조합이 아닌 ‘안전한 아파트를 바라는 관양현대 시니어 모임’이었다. 주민 상당수가 이에 동의하고 있다는 게 입주민들 설명이다.
해당 단지는 1984년 준공된 904가구 규모 아파트로, 재건축 정비사업을 통해 2028년 지하 3층∼지상 32층 1,305가구의 대규모 단지로 변신할 예정이다. 현재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으며 HDC현산과 롯데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시공사 선정 투표는 설 연휴 직후인 내달 5일로 예정돼 있다. 단지에서 만난 한 입주민은 “주민들에게 나눠준 자료를 보면 현산은 입주 예정일이 2028년 1월인데, 경쟁사인 롯데는 2028년 하반기”라며 “준공일이 왜 열 달이나 차이가 날까 했는데, 이번 사고로 그 이유가 명확해졌다”며 혀를 내둘렀다. 또 다른 입주민도 “광주 사고를 TV로 본 뒤 무서워서 잠을 못 잤다”며 “현산이 새 아파트 시공사로 들어오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 주민들은 “광주에서 두 번이나 사고를 냈으니, 이번에는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겠느냐”며 “현산에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민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조합 측은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조합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을 위한 투표 일정 등 재건축사업은 기존 일정대로 추진된다”며 “롯데와 현산 모두 후보로 올릴 것이고, 조합원 결정에 따라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뿐 아니라 현산을 시공사로 선정한 전국의 재건축 조합들도 시공사 교체 여부 및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한 법적 검토에 나서고 있다. 현재 수도권에선 안양 삼호뉴타운 재건축조합, 서울 상계1구역 재개발조합, 미아동 미아4구역 재건축조합, 신림동 미성아파트 재건축조합이 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택했으며, 부산시민공원 촉진3구역, 경남 창원 신월2구역 등도 현산을 시공사로 확정한 상황이다.
안양 삼호뉴타운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3월 철거를 앞두고 있는데 이번 사고가 발생해 조합원들로부터 ‘시공사를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며 “시공사 교체 여부를 위한 법률 검토와 함께 교체 불발에 대비해 안전 대책에 대한 현산의 입장을 공문으로 요구했다”고 말했다. 해당 조합은 2020년 10월에 7대 3 비율로 입찰한 HDC현산과 코오롱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인천에선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가칭) HDC현대산업개발 안전사고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해 ‘민관 합동 특별점검단’ 구성을 촉구했다. HDC현산은 미추홀구 씨티오씨엘 3단지,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앞바다 인천신항 1종 항만배후단지 개발‧분양, 서구 청라국제도시 청라의료복합타운 등 민간·국책·지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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