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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김건희 통화'에 "최순실 시즌2" 맹공... "보수정당, 한 여인에 완벽히 접수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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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17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보도와 관련해 ‘제2의 최순실’, ‘국정농단 시즌2’ 등의 표현을 쓰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김씨가 사실상의 비선 실세라는 프레임을 노린 것이다. 다만 당 차원에서는 섣부른 공세로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생태탕' 논란처럼 네거티브 프레임에 갇힐 것을 우려해 대응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현근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그동안 캠프에 관여 안 한다, 관계없다는 얘기들이 사실이 아니었다"며 "'최순실 시즌2' 아니냐"고 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페이스북에 "시청 소감은 보수 정당이 다시 한 여인에 의해 완벽하게 접수돼 선거를 조종당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MBC '스트레이트'가 공개한 녹음 파일에 따르면, 김씨는 유튜브채널 '서울의소리' 관계자 이모씨에게 캠프 운영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캠프 합류를 제안하면서 "잘 하면 1억 원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간 정치권에서 김씨가 윤 후보의 대선 행보에 적극 목소리를 내왔다는 말들이 파다했던 점과 김씨의 발언들을 감안하면, "윤 후보의 정치 행보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김씨의 해명은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씨의 '미투' '도사' 언급을 고리로 윤 후보를 겨냥하기도 했다. 우상호 의원은 TBS 라디오에서 "김씨를 통해 윤 후보의 문제 인식이 드러났다"며 "부부가 나눈 대화의 결론을 우리가 엿들은 것이라고 본다면 상당히 심각한 대통령 후보와 후보 부인"이라고 말했다. 진성준 의원도 "김씨가 '영적인 사람이라 책을 읽고 도사를 만난다'고 했다"며 "윤석열 캠프가 무속인에 의해 조언을 받고 있다는 얘기들이 '왕(王) 자 논란'부터 계속돼 왔는데, 그 일단이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 차원에서는 대응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김우영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씨 발언에 대해 "문제 될 게 없다"고 밝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해 "후보 배우자 문제조차 제대로 살피지 못하는 당이 국정의 문제를 해결할 의지와 역량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김씨 발언을 감싸는 국민의힘 태도를 지적하는 선에서 간접 공세를 취한 것이다.
민주당이 ‘로키(low key)' 대응에 나선 데는 섣부른 공격에 나섰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선대위 관계자는 "부적절한 내용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공적 내용보다 가십성 대화가 많았다"며 "오히려 김씨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다는 얘기도 있어 여론 추이를 살펴본 후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선후보가 최근 친기업·친시장 행보로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하는 동안 네거티브 공세에 나서는 게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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