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해저 화산 폭발한 통가, 주민 80% 피해 입은 듯"

화산재 대량 분출로 통가 주민 호흡 곤란
쓰나미에 침수 피해와 식수난 우려 고조
뉴질랜드·호주 등 정찰기 급파

미국 해양대기청이 15일 포착한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 인근 해저화산이 폭발하는 모습. 미국 해양대기청·연합뉴스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 인근에서 해저 화산이 폭발해 통가 주민 10만 명 중 약 8만 명이 피해를 입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인근국인 호주와 뉴질랜드는 피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정찰기를 급파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이날 국제적십자연맹(IFRC)은 전날 발생한 해저 화산 폭발로 인한 화산재와 쓰나미로 통가 주민 8만 명이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IFRC는 지금까지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화산 폭발로 쓰나미가 발생하고, 화산재가 대량 분출돼 최고 8만 명의 통가 주민이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가 인구는 약 10만5,000명 정도다.

피지에 있는 IFRC의 케이티 그린우드는 “화산재가 대량 분출돼 주민들이 호흡에 곤란을 느낄 것이며, 쓰나미로 침수 피해도 막대할 것”이라며 “국제적 도움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식수난도 우려되고 있다.

화산 폭발로 인해 통가는 현재 외부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화산 활동으로 해저 케이블이 훼손되면서 뉴질랜드와 통가 간 통신이 끊겼으며, 통신이 여전히 제한적인 상태”라고 전했다.

통가 출신 뉴질랜드 노동당 소속 혼 제니 살레사 하원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까스로 통가의 하피아 섬과 연락하는 데 성공했다며, 하피아 섬의 경우 인명피해가 없었다고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그도 섬에 화산재가 많이 쌓인 탓에 식수에 문제가 생겼다고 전했다. 뉴질랜드와 호주는 16일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정찰기를 급파했다.

일본 기상위성이 촬영한 통가 인근 해저 화산 분출 모습. 일본 국립정보통신연구소·연합뉴스

통가 인근에서 발생한 해저 화산 폭발은 통가에서 약 2,383㎞ 떨어진 뉴질랜드에서도 피해가 발생할 만큼 강력했다. 화산 폭발로 엄청난 화산재가 분출됐으며, 통가 인근에 1.2m의 쓰나미를 일으켰다. 위성 영상에는 폭 5㎞의 화산재와 증기, 가스구름이 20㎞ 상공까지 치솟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통가 군경은 투푸 6세 국왕을 해안가 거처로부터 고지대로 피신시켰으며, 국왕 외에도 많은 주민들이 고지대를 향해 서둘러 대피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