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한국 청춘이 궁금하세요? 'OTT 장벽' 깬 이유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 이어 예능도 세계 콘텐츠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요즘 해외에선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고요의 바다'보다 연애 리얼리티 '솔로지옥'이 인기다. 한국 예능의 경쟁력이 커지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체들의 콘텐츠 확보를 위한 물밑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일본에선 1위
16일 기준 '솔로지옥'은 넷플릭스의 최근 주간 순위 차트(1월 3~9일)에서 비영어 TV 부문 4위를 기록했다. 일주일 동안 약 2,580만 시간이 재생됐다. '고요의 바다'(5위), '그해 우리는'(7위), '오징어 게임'(8위)보다 순위도 높다. 한국 예능이 넷플릭스 차트 톱10에 이름을 올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트위터에는 스페인어로 '시작부터 사로잡아 사흘 만에 다 봤다'(@Vanes***)란 글이 올라왔고, 어떤 누리꾼은 영어로 '솔로지옥' 마지막 회 보고 난 뒤의 나'(@angelina****)라며 두 여성이 팔을 맞잡고 서로 좋아 격하게 몸을 흔드는 영상을 올리며 호응했다. 일본에선 '솔로지옥'이 넷플릭스 TV부문 1위다.
그간 해외 OTT에서 한국 예능은 주목받지 못했다. 해외에서 알 만한 유명 배우가 출연하지 않는 데다 한국 문화적 특성이 듬뿍 담겨 해외 시청자들의 진입 장벽이 높았다. '국민 MC' 유재석이 출연한 OTT 예능 '범인은 바로 너' 시리즈 등이 그간 외면당한 배경이다.
외모 지상주의 부추기지만... "감정 교류, 한국식 문법"
'솔로지옥'은 해외 OTT 시장에서 한국 예능의 유리천장을 어떻게 깼을까.
①출연자들의 감정 변화를 촘촘히 담고 ②남녀가 전날 저녁 잠자리를 함께한 걸 시청자들이 뻔히 눈치채게 하거나 막장 갈등이 강조된 영미권 연애 리얼리티의 자극적 요소를 살짝 덜어낸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솔로지옥' 시청자인 한지혜(24)씨는 "OTT 광고에서 높은 수위를 강조하기에 스킨십이 많이 나올 줄 알았지만 스킨십보다 사람들의 감정 교류가 많이 보여서 더 몰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해외 팬에게 익숙한 자극적 '리얼리티쇼' 형식과, 출연진 심리를 파고들며 감정 교류를 부각시키는 한국식 연애프로그램의 문법이 잘 어우러진 결과"라고 평했다. 외모 지상주의를 노골적으로 부추기는 연애 리얼리티 장르에 대한 차가운 시선에도 입소문을 탄 이유다.
영화 '기생충'을 비롯해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을 계기로 부쩍 높아진 K콘텐츠의 호감도 '솔로지옥' 열풍의 땔감으로 작용했다. 김교석 방송평론가는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등 K팝 그룹의 세계적 인기로 한국 청춘에 대한 궁금증과 호감도가 확실히 높아졌다"며 "이 상황에서 문화적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연애 리얼리티로 출연자들의 감정선을 잘 살린 게 열풍의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넷플릭스, 김태호 예능 더... 티빙은 '이효리 예능'
'솔로지옥'의 급부상 등을 계기로 OTT업체들은 한국 예능 콘텐츠 확보를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여러 방송관계자들에 따르면 김태호 PD는 '먹보와 털보' 외 넷플릭스에 새 예능 1, 2개를 추가로 공급한다. 20여 년간 예능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해 온 한 작가는 "넷플릭스뿐 아니라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OTT에서도 한국 예능에 관심이 많아 관련 미팅이 활발히 이뤄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OTT인 티빙은 MBC를 떠난 김 PD와 이효리의 새 예능 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김 PD 측은 "이효리와 새 예능은 협의 중"이라고 말을 아꼈지만, 이미 이명한 티빙공동대표와도 미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0년대 '무한도전'(MBC)과 '1박2일'(KBS)로 TV 예능 양대 산맥을 이룬 두 사람이 큰 이견 없이 뜻을 모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SNL코리아'로 요즘 부쩍 관심을 산 쿠팡플레이도 여러 예능 기획안을 들여다보며 구독자 확보를 위한 '미끼'를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