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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디지털 격차가 키운 학력 격차...美 학교 고민 또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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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 교사들은 14일 금요일 (수업 종료 후) 자신의 컴퓨터를 집으로 가져가야 합니다. 18일 수업이 시작되기 전 기기가 충전돼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온라인 수업에 대비해 집에서 인터넷 접속이 되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학생이 집에서 인터넷 접속이 안 되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알려 주세요.”
일요일인 16일(현지시간) 겨울 눈폭풍이 예보되자 미국 버지니아주(州) 패어팩스카운티 교육청과 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보낸 공지사항이다. 학생들은 학기 시작 때 노트북 컴퓨터를 한 대씩 지급받았다. 평소에는 학교 사물함에 보관하거나, 집으로 가져가거나,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런데 주말과 공휴일인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데이(17일) 연휴 기간 눈이 많이 와 18일 등교가 어려워질 경우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될 수 있으니 미리 컴퓨터를 챙겨 가 확인을 하라는 내용이었다.
패어팩스카운티만 해도 미국에서 부유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공교육 예산 역시 풍부한 편이다. 그래서 학생마다 노트북 지급이 가능하다. 지난해 온라인 수업 경험도 있다. 하지만 그 정도 지원이 어렵고 2년간 상황이 개선되지 않은 지역도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미국 내 원격수업이 늘어나면서 디지털 격차가 학생들의 교육 격차를 다시 키우고 있다. 디지털 격차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비해서는 나아졌지만 컴퓨터 부족, 느린 인터넷 속도, 재정적 어려움 등으로 장애물은 여전하다.
2020년 4월 실시된 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초기 휴교 기간 저소득층 가정의 59%가 디지털 장벽에 직면했다고 미 AP통신은 전했다. 연 3만 달러(약 3,600만 원) 미만을 버는 가구의 약 34%는 가정 인터넷 요금을 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수입이 3만~5만 달러인 가구의 25%도 마찬가지였다. 백인에 비해 흑인과 히스패닉계 가정은 집에서 광대역 인터넷과 컴퓨터에 접근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 결과 원격수업 기간 학력 격차도 커졌다. 지난해 컨설팅회사 맥킨지가 발표한 2020~21학년도 미국 초등학생 학업 성취도 분석 결과 코로나19 이전 기간에 비해 성취도는 4~5개월 뒤처졌다. 같은 수준의 내용을 습득하는 데 평균 4~5개월이 더 소요된다는 의미였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퍼지면서 지난 3일 기준 미국 내 학교 5,400곳이 등교 대면수업 대신 원격수업을 결정했다. 대면수업이 학생들의 교육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알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원격수업으로 돌아선 것이다. 학력 격차 재확대가 우려되는 시간이다.
피츠버그에 사는 재니스 마이어스씨의 경우 코로나19 초기 원격수업 기간 4명의 손주가 1대의 노트북을 공유해야 했다. 비싼 인터넷 요금을 지불하는 것도 난관이었다. 이번 학년도에도 3주 이상 등교가 중단되자 손주 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AP에 “모든 학생이 학교로 돌아갔을 때 노트북을 지급받아 보관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며 원격수업 준비 부족에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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