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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암 사망률 1위’ 난소암, 위험군이면 40세 이후 초음파검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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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암은 여성에게 가장 위협적인 암이다. 난소암으로 여성 암 사망자의 절반 가까이(47%) 목숨을 잃기 때문이다. 자궁경부암처럼 조기 검진법이 없는 데다 별다른 초기 증상이 없어 대부분 뒤늦게 발견돼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여성 암 치료 전문가’인 조현웅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를 만났다. 조 교수는 “난소암의 15~20% 정도는 유전성 유방암ㆍ난소암과 관련돼 있기에 위험군이라면 40세가 넘으면 6개월에 한 번씩 초음파검사와 CA-125 종양 표지자 혈액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난소암이 여성 암 사망률 1위인데.
“난소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인 난소암은 90% 이상이 난소 표면 상피세포에서 발생하는 상피성 난소암이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난소암은 매년 2,500명가량 진단되며 10만 명당 6.5명 정도 발생할 정도로 발병률 자체는 낮은 편이지만 여성 암 가운데 사망률 1위를 기록하는 ‘독한’ 암이다. 2018년 난소암으로 사망한 여성은 1,200명이 넘는다.
난소암 발생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발생 위험을 높이는 여러 인자들은 알려져 있다. 우선 가족력이다. 부모나 가까운 친척이 난소암 환자라면 발병 위험이 커질 수 있다.
BRCA(BReast CAncer)1/2 혹은 린치증후군 같은 유전적 변이가 있거나, 난소암ㆍ자궁암ㆍ대장암 등에 걸린 적이 있으면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자궁내막증 병력도 난소암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출산한 적이 없거나, 임신이 잘 되지 않을 때도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고지방ㆍ고칼로리 식습관과 비만도 관련 있으며, 10년 이상 프로게스테론 없이 에스트로겐 호르몬만 복용해도 난소암 발병 위험이 커질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게다가 난소암은 주로 50~70세에 발생하는데 최근 30대 젊은 여성 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그 이유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임신ㆍ출산하는 여성이 줄어들고, 고지방ㆍ고칼로리 식습관, 비만 등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난소암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정기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될 때가 많다. 난소암은 상당히 진행돼도 복통ㆍ복부 팽창ㆍ질 출혈ㆍ위장장애ㆍ소화장애 등 경미한 증상에 불과하다. 다행히 난소암은 1기에 진단돼 치료하면 5년 생존율이 90%가 넘지만 3기 이상 늦게 발견되면 생존율이 30%에 그치기에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는 기본적으로 병기(病期)와 상관없이 개복 수술로 가능한 한 모든 종양을 제거한 후 항암 치료를 시행한다. 다만 초기일 때는 항암 치료를 하지 않거나, 미혼이거나 임신하려고 한다면 한쪽 난소만 제거하고 경과 관찰하기도 한다. 또한 암이 초기이거나 병변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지 않으면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난소암 예방법은 없나.
“아쉽게도 효과적으로 예방할 방법은 아직까지 없다. 자궁ㆍ난소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골반 초음파검사와 CA-125 종양 표지자 혈액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으면 조기 진단에 도움될 수 있는 정도다. 다만 5년 이상 경구 피임약 복용, 난관결찰술ㆍ난소절제술ㆍ자궁적출술을 받거나, 출산, 모유 수유 등이 발병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것도 모든 여성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BRCA1/2 변이가 있는 난소암 고위험군이라면 난소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여성의 0.2~0.3%에서 나타나는 BRCA1/2 변이가 있으면 유방암ㆍ난소암 위험이 높기에 난소와 난관을 예방적으로 절제할 수 있다. 난소난관절제술을 권하는 나이는 출산 후 BRCA1 변이가 있으면 35~40세, BRCA2 변이가 있으면 40~45세다.
BRCA1/2 변이는 혈액검사로 확인할 수 있지만 모든 여성에게 권하지 않는다. 난소암ㆍ유방암 가족력이 있거나, 본인이 난소암 진단을 받았거나, BRCA1/2 변이 위험이 높은 유방암일 때 BRCA1/2 변이 검사를 권한다. 부모가 BRCA1/2 변이라면 자녀에게 변이가 유전될 확률은 50% 정도다.”
-최악의 여성 암인 난소암 치료에 희망적인 소식은 없나.
“새로운 약과 치료법이 속속 나오고 있다. 표적 치료제인 ‘PARP(Poly ADP Ribose Polymerase) 억제제’는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PARP 효소를 억제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난소암 환자의 50% 정도는 DNA 복구 기능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가 관찰된다. 대표적으로 BRCA1/2 변이로 난소암의 15~20%에서 보고된다. 이런 변이가 있는 난소암은 PARP 억제제가 큰 효과를 보인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 BRCA1/2 변이가 있는 난소암 환자에서 수술 및 1차 항암 치료 후 PARP 억제제로 치료했을 때 무병생존기간이 40개월 넘게 연장됐다.
또한 난소암 재발 시 수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이다. 난소암 재발 시 종양의 완전 절제가 가능하다면 수술 후 항암 치료가 수술하지 않고 항암 치료하는 것보다 생존율이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수술 시 재발한 종양 조직을 통해 항암제 내성이나 유전자 변이 검사를 시행할 수 있어 향후 항암 치료에도 도움될 수 있다.”
-환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난소암 환자는 수술과 반복되는 항암 치료로 육체ㆍ정신적으로 지칠 때가 많다. 또한 여러 번 재발하면 치료 의지를 잃기도 한다. 난소암이 재발한다면 적극적인 수술과 표적 치료제 등 항암 치료로 치료가 가능하다. 또한 기존 치료에 효과가 없다면 표적 치료제에 대한 여러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다. 난소암을 정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의료인과 연구자들이 있으니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
-다학제 치료가 중요한데.
“난소암은 수술로 종양을 완전 절제하는 것이 예후가 좋아진다. 하지만 난소암은 악성 종양이 복강 내 광범위하게 퍼지기에 종양이 위, 소장, 대장, 횡격막, 간, 비장까지 침범했다면 완전 절제가 어려울 때가 많다. 따라서 수술하기 전에 다학제 진료로 종양을 완전 절제할 수 있도록 수술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수술 후 항암 치료나 암 재발 시 수술이나 항암 치료 등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데 다학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최근 난소암에서 유전체 검사가 중요해지면서 환자의 임상 정보, 조직검사 병리 정보, 유전체 검사 정보를 가지고 종양내과 전문의, 산부인과 부인종양 전문의, 병리과 의사 등이 모여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법을 제공하는 분자 종양 다학제가 활성화되고 있다. 따라서 이런 다학제 치료가 가능한 병원에서 치료하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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