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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1월 20일 '영화 같은 탈옥'… 신창원 부산 교도소 탈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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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DB 속 그날의 이야기. 1954년 6월 9일부터 오늘날까지, 한국일보 신문과 자료 사진을 통해 '과거의 오늘'을 돌아봅니다.
1997년 1월 20일 무기수 신창원이 부산교도소를 탈옥했다. 당시 교도소 측은 '아침 점호에 신씨가 나오지 않아 감방을 살펴보니 천장의 화장실 통풍구가 뜯겨져 있었다'며 이를 통해 탈옥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화장실 통풍구는 가로세로 30㎝에 불과했다.
(※ 1997년 1월 21일 자 한국일보 지면 보러 가기 ☞ www.hankookilbo.com/paoin?SearchDate=19970121 링크가 열리지 않으면 주소창에 URL을 넣으시면 됩니다.)
이후 신창원은 1999년 7월 16일 전남 순천에서 검거되기까지 2년 6개월간 도주 행각을 벌였다. 검거 후 부산지검이 신씨의 진술과 현장검증, 수사자료 등을 종합해 밝힌 사건의 전모를 살피면 탈옥은 치밀하게 준비돼 있었다.
신씨의 탈주 결심은 1994년 11월 16일 청송제2교도소에서 부산교도소로 이감되면서부터였다. 신씨는 모범수로 생활하면서 교도관의 감시를 피하는 한편 교도소 내부를 정밀 관찰해 경비가 비교적 느슨한 3사동 인근 신축교회당 공사장을 탈출로로 삼고 기회를 노렸다.
그러던 중 1996년 10월 교도소 내 영선 창고에서 길이 15㎝가량의 쇠톱 2개를 신발 밑창 고무에 홈을 파 수감방으로 숨겨 들여왔다. 이후 변비가 심하고 식욕이 없다는 핑계로 식사량을 줄여 80㎏이던 체중을 3개월 만에 60~65㎏까지 줄였다. 또 매일 오후 6~8시 음악방송이 나오는 틈을 이용, 하루 20분씩 화장실 환풍구의 쇠창살(직경 1.8㎝)을 쇠톱으로 자르고 운동장에서 주워 온 껌으로 틈새를 메워 위장했다.
신씨는 1997년 1월 20일 새벽 3시께 다른 재소자 6명이 잠든 사이 화장실 환풍구 창살을 떼어내고 탈출, 수감동을 빠져나와 인근 교회당 신축공사장으로 달려갔다. 이어 절단된 쇠창살로 신축공사장에 설치된 철제 패널 아래에 구멍을 파고 공사장으로 기어 들어갔다. 이후 공사장과 감시초소 사이에 설치된 임시출입문 지지대와 담장 사이를 인근에 있던 쇠파이프 밧줄을 이용해 넘은 뒤 새벽 4시 30분께 교도소 외곽 철조망을 뛰어넘어 탈주했다.
이후 신씨는 검거되기 전까지 전국을 누비며 대담하고 지능적인 수법으로 경찰의 추적을 따돌렸다. 경찰과 대치상황을 벌인 것만도 6차례였다.
그러던 중 1999년 7월 16일 전남 순천의 한 아파트에 신창원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46명에 의해 신씨의 도피행각은 끝나게 된다. 경찰은 신씨가 동거녀와 머물던 아파트에서 1만 원권 지폐로 1억8,130만 원이 든 가방과 일기장 형식의 수첩도 찾아냈다. 장기간 도피 끝에 체포된 신창원은 언론에 공개됐고, 그가 입은 알록달록한 티셔츠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창원의 장기 도피행각은 갖가지 기록도 남겼다. 신씨를 검거하기 위해 동원된 경찰 인력만 97만여 명에 달했다. 신씨를 놓친 데 대한 책임을 물어 57명의 경찰관이 파면, 해임, 전보 등 징계를 당했다. 뿌려진 수배전단은 463만 장이며, 경찰에 접수된 신고도 5,823건이었다. 경찰은 1,081만여 업소를 탐문했고, 은신 용의처 1,004만여 개소를 뒤졌다.
경찰은 신씨를 찾는 과정에 6만5,823명의 부수 범인을 검거, 이 중 2,832명을 구속했다. 도난차량 2,668대도 회수했다. 신씨에게 걸린 현상금은 당시 사상 최고액인 5,000만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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