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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에 무슨 일이 생기면 포스코 '홍반장'이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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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경북 포항시 북구의 인텔철강은 철판망과 도로안전시설물 등 철강가공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는 2016년 4억 원을 들여 생산설비를 확장했지만 시장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수주가 급감하면서 지난해 초에는 설비가동률이 25%까지 떨어졌다. 특별한 기술 없이 위탁생산에 의존한 게 경영난을 불렀다.
위기에 직면한 인텔철강에 지난해 3월 활동을 시작한 포스코의 '동반성장지원단’이 손을 내밀었다. 동반성장지원단은 포스코에서 25년 이상 경력을 쌓은 전문가들이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중소기업 지원 전문조직이다.
인텔철강의 문제가 원천기술 부재란 것을 파악한 동반성장지원단은 포스코그룹의 연구전문기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과 함께 컨설팅에 착수했다. 마침 RIST는 인텔철강의 사업 분야와 연계된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다. RIST의 협조로 동반성장지원단은 특허 3건을 인텔철강에 이전했다. 이를 기반으로 인텔철강은 포스코의 고내식 강재 포스맥을 활용한 신제품을 개발해 신시장 개척에 성공했다. 덕분에 연 10억 원에 이르는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됐다.
포스코의 동반성장은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제조업 특성상 공급망 강화가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인식 아래 국내에서는 용어조차 낯설었던 1990년대 후반 동반성장에 뛰어들었다. 2005년부터는 전담조직을 꾸려 중소기업과의 상생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포스코의 기업시민 브랜드 '투게더 위드 포스코(Together With POSCO)'에 발맞춰 중소기업의 스마트화와 ESG 경영을 돕는 등 동반성장의 범위도 확장했다. 대표적인 게 동반성장지원단이다. 전문가들이 직접 찾아가 중소기업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맞춤형 컨설팅은 불과 1년 만에 각계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업종과 규모가 천차만별인 중소기업들은 저마다 상이한 어려움을 겪어도 인적 자원과 비용 문제로 경영진의 의지만으로는 쉽게 해결책에 접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동반성장지원단의 강점은 이런 기업을 찾아가 경영진과 직원들을 수차례 면담하고, 설비를 점검하고, 운영 방식을 관찰하면서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팩토리 구축 △ESG 경영 지원 △설비 및 공정 효율화 △기술나눔과 혁신지원의 4대 분야에서 컨설팅을 한다. 획일화된 동반성장이 아니라 해당 중소기업을 위한 '맞춤형 동반성장'인 셈이다.
제철 공정에 필요한 철 구조물이나 자재를 제작하는 중소기업 신일인텍도 지난해 1분기 동반성장지원단을 만나 오랜 기간 검토했지만 시행착오를 거듭했던 자동화 로봇설비를 성공적으로 도입했다. 또한 생산관리시스템(MES) 구축 노하우도 전수받았다. 이를 통해 2억 원가량의 비용 절감 효과와 함께 생산성 향상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포스코 동반성장지원단은 지난해 1년 동안 총 19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72건의 과제를 발굴해 컨설팅을 진행했다. 컨설턴트로 나선 포스코 전문가들은 250회 현장을 방문했고 856차례 중소기업 직원들과 면담했다.
19개 기업들의 매출은 지난해 총 49억 원 늘었고, 모두 44억 원의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추산됐다. 출범 첫해 거둔 재무적 효과가 93억 원에 달하는 것이다. 여기에 설비 및 공정 장애를 해소하면서 생산성 향상과 작업환경 개선 등 다양한 비재무적 성과도 뒤따랐다.
동반성장지원단의 활약이 업계에 알려지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중소기업들도 늘고 있다. 이에 동반성장지원단은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올해는 '3단계 로드맵'에 기반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1단계는 원포인트 핀셋 지원이다. 중소기업이 당장 필요로 하는 부분만 핀셋으로 집어내듯이 골라내 해결하는 신속한 지원이다. 설비기능 복원과 작업환경 개선 등이 여기에 속한다.
2단계는 전략적 토털 컨설팅이다. 1년 이상의 기간을 두고 제품 수주에서 출하까지 전 공정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고 문제점을 프로젝트 단위로 구분해 개선하는 것이다.
3단계는 월드 클래스 기업 육성을 위한 단계다. 월드 클래스 기업은 임직원 모두가 혁신 마인드로 무장해 글로벌 경쟁에서 자생할 수 있는 기업을 의미한다. 문제점 개선을 위한 컨설팅뿐 아니라 기업이 스스로 혁신을 지속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지원이다.
동시에 솔루션 제공자로서의 역량도 강화한다. 컨설팅 착수부터 종료까지 모든 활동을 객관적으로 점검하는 툴(tool)을 구축해 개선 절차를 표준화하고, 포스코인재창조원과 협업해 전문 분야에 대한 컨설팅 기술도 보완할 계획이다. 정태수 동반성장지원단 단장은 "우리의 활동이 중소기업에 혁신의 양분이자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포스코 동반성장지원단은 올해 지원할 후보군 선정을 최근 마쳤다. 다음 달부터 상생을 위한 또 다른 여정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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