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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조용한 위기'... 실점 없지만, 득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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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조용한 위기'가 닥쳤다. 두드러진 실점은 없지만 득점도 없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지지율 40%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존재감이 커져 야권 후보 단일화에 시선이 쏠리는 것은 이 후보의 발걸음을 무겁게 한다.
새해 초 민주당은 '표정 관리'를 했다. 언론사들의 신년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10%포인트 안팎의 격차를 벌렸다. 윤 후보가 잇단 악재와 실책으로 휘청이면서 이 후보는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 골든 크로스를 달성하는 것처럼 보였다.
둘째 주 들어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이 후보 지지율은 여전히 정체 중이지만, 윤 후보 하락세가 잦아들며 지지율이 다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 기관이 10~12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37.0%로, 전주(36.0%)와 거의 같았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이 후보 지지율은 윤 후보와 안 후보 지지율의 합계를 밑돈다. 윤 후보와 안 후보의 후보 단일화가 성사되면, 판세가 급격히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야권 후보 단일화 바람과 정권 교체 열망이 결합하면, 이 후보가 지지율 40%대를 찍어도 승리를 확신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그래서 '후보 단일화 효과'의 김을 빼기 위해 열심이다. 송영길 당대표는 11일 안 후보를 두고 "의석 3개인 미니 정당을 가지고 본인이 생각하는 국정을 풀어갈 수 있겠나"라고 했다. 박영선 선대위 디지털혁신대전환위원장은 12일 "윤 후보와 안 후보 중 어느 누구도 포기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40% 문턱 앞에 서 있는 이 후보 지지율을 확 끌어올릴 묘수도 마땅치 않다. 여론조사를 보면, 이 후보의 지지율과 정권 재창출을 바라는 응답 비율이 엇비슷하게 나온다. 민주당 지지층이 이미 거의 다 결집했다는 뜻이다.
중도층은 이 후보의 도덕성 리스크 앞에서 여전히 머뭇거리고 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사건 관련자 2명이 지난달 극단적 선택을 한 데 이어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한 이모(54)씨가 12일 사망한 것은 이 후보의 이미지에 또다시 그림자를 드리웠다.
"민주당을 바꾸겠다"는 선언과 "유능한 경제대통령을 뽑아달라"는 호소의 효과가 반감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에 민주당에선 "지지율 점프를 위한 카드를 던져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병원 의원은 11일 "거시적인 과제들을 제시해야 한다"며 그 예로 헌법 개정과 연금개혁 등을 들었다. 수도권의 민주당 의원은 "마냥 '부자 몸조심' 할 상황은 아니기에 논쟁적 이슈를 던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직 선대위 차원의 전략 변화를 고민하진 않는 분위기다. 득점을 하려다 실점할 것을 우려해서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민생·정책 관련 꾸준한 행보에 국민들은 움직이게 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설 연휴 이전 지지율 40%대 안착'이라는 목표가 분명한 만큼, 여론 흐름에 따라 전략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 윤건영 선대위 정무실장은 13일 "1강(이재명) 2중(윤석열∙안철수)이냐, 2강(이재명∙윤석열) 1약(안철수)으로 갈 것이냐 갈림길에 서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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