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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약 없는 타워크레인 '부분해체'... 까맣게 타들어가는 실종자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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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주상복합아파트 붕괴 사고로 기울어진 채 외벽에 붙은 타워크레인이 부분 해체된다. 외벽 추가 붕괴를 막고 구조 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이지만, 해체 작업 종료시점이 명확히 나오지 않아 실종자 가족들을 애태우고 있다.
현대아이파크 시공사인 HDC 현대산업개발이 13일 발표한 타워크레인 해체 계획에 따르면, 붐대(크레인 팔), 조종실, 상부 마스트(기둥) 등 타워크레인 상층부(23층 이상)만 해체되고, 하부는 지지대가 고정돼 있어 해체하지 않기로 했다. 상층부는 건물과의 연결고리가 떨어져 나간 상태라,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해서라도 해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해체 작업 완료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해체 작업을 위한 1,200톤 규모의 크레인은 이날 밤 늦게 사고 현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어 해체 크레인 설치를 위한 기반 작업이 14일 오전 7시에 시작되고, 조립은 오후 1시쯤 본격화된다.
해체 크레인 조립과 설치에는 이틀이 걸린다. 늦어도 16일 저녁까지는 해체 크레인 설치 작업을 마치겠다는 게 현대산업개발 측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부분 해체는 위험도가 높은 작업이라 섣불리 완료시점을 밝히긴 어렵다"며 "안전을 확보해 조심스럽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벽 붕괴를 막기 위한 작업도 진행된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옹벽 내 기둥 2개와 건설구조물이 있어 구조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판단되지만, 경사계 등을 설치해 외벽 안전성을 수시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붕괴 위험이 있는 외부 옹벽은 기존 구조물에 브라켓(철제 구조물)을 연결해 안전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타워크레인 부분 해체 이후 실종자 수색 방안도 마련됐다. 현대산업개발은 23층 아래에 있는 구조 인력이 낙하물 피해를 보지 않도록 붐대를 이용해 안전 지붕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안전 지붕 설치는 해체 작업이 끝난 뒤에야 시작할 수 있다"며 "타워크레인 부분 해체를 끝낸 뒤 거푸집 일부와 붕괴 잔존물을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종자 구조는 타워크레인 부분 해체 작업이 끝난 뒤 본격화된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구조대원 85명이 현장에 투입돼 수색하고 있지만, 무거운 콘크리트 더미가 많아 인력으로는 수색에 한계가 있다"며 "잔존물을 제거해야 실종자를 구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지체되는 구조 작업에 실종자 가족의 걱정은 커지고 있다. 실종자 가족 대표 안정호(45)씨는 "실종자들을 생각하면 먹는 것도 미안하고, 잠자는 것도 미안하다"며 "추가 인명피해 없이 실종자들이 빨리 구조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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