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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시작된 인간관계의 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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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가 유행하면서 사람들이 심리 유형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게 됐습니다. 여기 제2의 MBTI라 불리는 또 다른 성격 유형 검사가 있습니다. 바로 애착 유형 검사인데요.
2020년에 출간된 '사랑 수업'(심플라이프 발행)은 애착에 대해 친밀한 사람 사이에 형성되는 정서적 관계를 일컫는다고 말합니다.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에서 형성돼 오랫동안 유지되는 인간관계의 틀이라고 할 수 있죠.
저자인 윤홍균 정신과 전문의는 아이를 예시로 드는데요. 아이는 배가 고프면 울고 기저귀가 젖으면 갈아 달라고 칭얼거립니다. 문제는 이에 대한 양육자의 반응이 적절하지 못한 경우일 때입니다. 가령 과도한 비난이나 일관성 없는 태도로 아이를 돌보는 것이죠.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아이의 마음속에는 '내가 뭔가 잘못했나 보다', '세상엔 나 혼자구나', '조금만 불편해도 아주 크게 울고 소리 질러야 살아남을 수 있겠구나' 등의 인식이 고착됩니다.
애착이 중요한 이유는 이 시기에 형성된 세계관이 평생에 걸쳐 반복되어서입니다. 즉, 자신과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핵심 믿음'으로 자리 잡기 때문입니다.
애착은 세상과 자신에 대해 어떤 인식과 태도를 갖느냐에 따라 크게 네 가지로 나뉩니다.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긍정적인 사람의 애착 유형은 '안정형 애착', 자신에게 부정적이고 타인에겐 긍정적인 사람은 '불안형 불안정 애착', 자신에게 긍정적이고 타인에게 부정적인 사람은 '회피형 불안정 애착',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부정적인 사람은 '혼합형 불안정 애착'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혼잡한 거리에서 낯선 사람과 우연히 어깨를 부딪쳤다고 해봅시다. '불안형 애착형'은 '나 좀 봐, 정신 똑바로 못차리네'라며 자책을 합니다. '회피형 애착형'은 "눈을 어디다 두고 다녀요?"라며 상대에게 화를 냅니다. '혼합형 애착형'은 상대에게 화를 냈다가, 그렇게 화내는 자신이 옹졸하다며 자책하고, 다시 아침부터 재수 없게 됐다며 타인을 원망합니다. '안정형 애착형'은 그리 오래 마음에 담아두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괜찮으세요?"라고 사과를 하지만 이는 자기 비하가 아닙니다. 그저 예의바른 행동으로 상대방을 존중하죠.
윤 전문의는 애착은 중요하지만 다행히도 영원히 불변하지는 않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의지에 따라서 충분히 바꿀 수 있고 무엇보다 인간은 학습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윤 전문의는 자신과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위해 '감사 일기 쓰기'를 추천합니다. 어떤 기억을 더 오래 간직하느냐에 따라 긍정적인 사람과 부정적인 사람의 차이가 생겨서입니다. 혹시나 내가 '불안정 애착형'이라면 오늘부터 차근차근 좋은 기억들을 가져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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