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뜨는 브랜드 애그리게이터 스타트업, 국내에도 등장

입력
2022.01.12 17:43
수정
2022.01.1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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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브랜드 애그리게이터(aggregator) 분야의 신생기업(스타트업)이 국내에도 등장했다. 브랜드 애그리게이터란 성장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 즉 상표만 사서 모으는 기업이다.

인력, 시설을 모두 사들이는 인수합병(M&A)과 달리 인력, 시설을 그대로 두고 브랜드만 매입하는 특이한 방식이다. 브랜드 애그리게이터는 이렇게 사들인 브랜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성장시킨다. 브랜드를 판매한 기업은 그 돈으로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거나 다른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

국내 스타트업 부스터스(대표 최윤호, 신완희)는 12일 12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고 국내에서 브랜드 애그리게이터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S&S인베스트먼트, 베이스인베스먼트, DS자산운용과 해외의 파텍 파트너스, 텍톤 벤처스, 중남미의 대표적 브랜드 애그리게이터인 메라마의 수제이 타일 최고경영자(CEO)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부스터스는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사업성 있으나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형 브랜드를 인수해 육성할 계획이다. 고지훈 부스터스 전략기획팀장은 "이미 일부 브랜드와 인수 계약을 진행 중"이라며 "상반기 중 10개의 국내 브랜드를 인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완희(왼쪽), 최윤호 부스터스 공동대표

신완희(왼쪽), 최윤호 부스터스 공동대표

2019년부터 해외에서 등장한 브랜드 애그리게이터는 미국 스타트업 스라시오가 대표적이다. 이 업체는 2년 동안 200개 브랜드를 인수하며 단기간에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이 됐다. 부스터스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수제이 타일 CEO가 이끄는 메라마도 2020년 설립돼 멕시코, 브라질 등에서 20여개의 브랜드를 인수하며 1년 만에 기업가치 1조5,000억 원의 유니콘으로 성장했다.

부스터스는 이번 투자를 통해 국내에서도 브랜드 애그리게이터의 시장 가능성을 인정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 전자상거래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부스터스는 인터넷에서 영향력 있는 이용자(인플루언서)들을 활용한 방법으로 270억 원의 누적 매출을 올렸다. 최윤호 부스터스 공동대표는 "좋은 상품성에도 불구하고 성장 한계에 다다른 중소형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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