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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초음속 미사일 완성에 '백두혈통' 웃었다... '위기 극대화'로 한미 옥죄는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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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혈통’이 총출동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근 2년 만에 미사일 시험발사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의 혈육이자 대남ㆍ대미관계를 총괄하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함께였다. ‘행동’으로 보여준 메시지는 하나다. ‘마하 10, 사거리 1,000㎞’로 대표되는 압도적 신무기로 한미를 압박해 제재 완화 등 요구조건을 관철하겠다는 의지가 더 또렷해졌다.
김 위원장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참관 사실은 12일 노동신문 1면을 통해 확인됐다. 2020년 3월 21일 ‘북한판 에이테킴스(ATACMS)’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후 1년 10개월 만의 등장이다. 그 사이 북한은 8번이나 더 미사일을 쏘아 올렸지만, 김 위원장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북한식 시간표’에 근거한 자위력 강화 차원의 무기개발로 의미를 축소하고, 한미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로키’ 행보로 읽혔다.
이번엔 달랐다. 그는 전용열차 안에서 망원경을 들고 직접 발사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시험이 성공하자 최측근 조용원 노동당 비서와 김 부부장이 김 위원장 옆에서 박수를 치며 환하게 웃는 사진도 공개됐다. 김 위원장은 “국방발전 5개년 계획의 핵심 5대 과업 중 가장 중요한 전략적 의의” “대성공을 이뤘다” 등 호평을 쏟아냈다. 시험발사 뒤엔 관계자들을 집무실로 불러 사진도 찍었다. 전에 없던 대대적 ‘자축’에서 만족감의 정도가 느껴진다. 신문은 “조선노동당의 빛나는 공적을 또다시 만천하에 과시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자신감은 ‘기술적 완성도’에서 비롯됐다는 평이다. 북한이 발표한 사거리가 사실이라면 한반도 전역은 물론 일본 오키나와와 괌까지 사정권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지면 미국과 일본의 후방기지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전 투입이 가능한 신무기 ‘최종 시험’ 단계에 최고지도자를 등장시켜 한층 업그레이드 된 군사력 과시 효과를 극대화하고, 국제사회의 눈치를 보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셈이다. 김 위원장도 “전략적 군사력을 양적으로,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며 중단 없는 무기체계 확충 의지를 내비쳤다.
자연스레 한미에 보내는 압박 강도는 더해졌다. 남측을 핵 위협 반경에 두고 대화 대신 긴장을 고조시키는 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조건 없는 대화’ 기조를 고수하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도 한반도 문제에 적극 관여하게 만들어 이중기준 철폐와 대북제재 완화를 이끌어 내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대외부문에서 사실상 김 위원장의 ‘입’ 노릇을 하는 김 부부장을 동행한 것 역시 한미의 태도 변화를 옥죄기 위한 계산된 장치로 볼 수 있다.
주목할 부분은 겉으로 드러난 기술적 진보와 달리 북한이 ‘레드라인’은 지켰다는 점이다. 북한은 미국이 정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사거리 마지노선(1,000㎞)을 넘지 않았다.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은 자제해 협상의 판 자체는 깨지 않겠다는 노림수가 숨어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견인하지 못할 경우 북한은 전략무기 고도화 작업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현재 한미의 대응 방식으로는 북한의 변화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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