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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 횡령' 남은 금괴 100개도 회수… 1880억 원 용처 규명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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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삿돈 2,215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재무관리팀장 이모(45)씨의 은닉 재산을 추적해온 경찰이 12일 마지막으로 남은 금괴 100개도 회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회사 관계자 진술을 토대로 횡령 공범이 있었던 정황을 확인하고 이날 오스템임플란트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에 따르면 수사팀은 이날 오후 이씨 여동생 소유 건물에서 1㎏ 금괴 100개를 찾았다. 앞서 이씨는 지난달 경기 파주시 금거래소에서 횡령금 가운데 681억 원을 써서 1㎏ 금괴 851개를 구입했다. 경찰은 이달 5일 이씨를 체포하면서 이씨 주거지에서 금괴 497개를, 10일엔 이씨 아버지 집에서 254개를 각각 회수하고 남은 100개의 행방을 추적해왔다. 경찰은 마지막 금괴 회수 경위에 대해 "이씨가 부친 사망 소식을 오늘 아침에 듣고 심경 변화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이씨 부친은 자택 압수수색 다음날인 11일 경기 파주시 공터에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금괴를 마지막으로 횡령금 회수 작업을 끝냈다고 밝혔다. 이씨는 재작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회삿돈 총 2,215억 원을 빼돌리면서, 이 가운데 335억 원만 회사에 되돌려놓고 1,880억 원을 유용했다. 경찰이 파악한 횡령금 용처는 △금괴 681억 원(회수) △가족 명의 부동산 80억 원(보전 신청 예정) △주식 252억 원(계좌 동결) △현금 4억4,000만 원(회수) △주식투자 손실 761억 원 △근저당 설정 해지 30억 원 등이다. 경찰 관계자는 "주식 손실분을 제외한 횡령 피해액을 다 찾았다"며 "주식계좌는 동결했고 건물, 리조트 회원권 등 부동산은 기소 전 몰수 보전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강서경찰서 33명, 서울경찰청 12명 등 45명 규모의 수사팀을 꾸린 상황이다.
경찰은 이날 오후 1시부터 5시간 동안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회사 재무담당 직원 5명을 미입건 상태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씨의 횡령 경위를 규명할 의미 있는 진술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회사 관계자에게 일부 횡령 과정에 관한 진술을 들었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 이씨의 지시로 회사 잔액증명서를 문서 편집 프로그램으로 위조했고 이 때문에 회사가 횡령 사실을 늦게 파악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다만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 등이 횡령에 관여했다는 이른바 '윗선 개입설'에는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이씨 측은 구입한 금괴의 절반가량을 최 회장에게 건넸다고 주장했고, 시민단체가 이런 주장 등을 근거로 최 회장과 엄태관 대표를 횡령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한때 금괴를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한 게 맞다면서도 "결국 금괴는 다른 곳에서 발견됐다"며 "피의자 진술만 갖고 판단하기엔 확인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날 본사 압수수색은 최 회장 고발 사건과 무관하고 수색 장소에 회장실이 포함돼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전날 숨진 이씨 아버지는 집을 나서면서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A4용지 4장 분량의 유서에는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잘 있으라' 등의 내용이 담겼고, 횡령 사건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유서를 확인했지만 유족이 제출하지 않아 원본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씨 부친은 숨진 당일 강서경찰서에 출석해 피의자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이씨는 이날 아버지 장례를 위해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했지만 경찰은 불허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중형이 예상되고 도주 중 검거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씨 부친이 숨지면서 이번 사건 관련 피의자로 입건된 이씨 가족은 이씨를 포함해 5명이 됐다. 경찰은 이 가운데 업무상 횡령 및 범죄수익 은닉 혐의를 모두 받고 있는 사람은 이씨 아내와 처제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씨의 도피와 자산 은닉 과정을 둘러싼 의문에도 일부 답했다. 이씨가 주거지 바로 아래층에 숨어 있다가 체포된 경위에 대해선 "피의자가 '지금 도망가면 가족을 영영 못 볼 것 같아 공실에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게가 나가 운반이 쉽지 않은 금괴를 산 이유에 대해선 "계좌 이체에 한계가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가 1,430억 원을 들여 동진쎄미켐 주식을 대량 구입한 이유를 묻는 질문엔 "회사와 관련된 부분이 있어 확인된 다음에 (피의자 진술을) 말하겠다"고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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