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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위에 인부 6명 연락두절... 밤새 가족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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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의 고층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11일 오후 아파트 상층부 외벽이 무너졌다. 이 사고로 3명이 다치고 사고 현장 인근에 주차됐던 차량 10여 대가 파손됐다. 특히 작업자 6명이 연락 두절돼 추가 인명 피해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사고는 지난해 6월 '학동 붕괴 참사'가 발생한 광주에서 7개월 만에 반복된 대형 안전사고인 데다, 시공사(HDC현대산업개발) 또한 같은 곳이라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경찰과 광주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오후 3시 47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서 201동 건물의 16개 층(23~38층) 외벽이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사고 당시 건물 39층 옥상에선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외벽 붕괴로 콘크리트 잔해가 수십 미터 아래로 추락하면서 굉음과 분진이 발생하고, 시민들이 급히 대피하면서 큰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고 직후 현장에 출동, 잔해물이 덮친 도로변 컨테이너에 고립된 작업자 2명을 구조하고 1층에서 잔해물에 부딪쳐 다친 인부 1명을 병원으로 옮겼다. 또 사고 여파로 전기와 수돗물 공급이 끊긴 인근 아파트 109가구와 상가 90여 가구에 대피령을 내렸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시공사 등과 현장 작업자 394명(22개 업체)의 안전 여부를 점검한 결과 김모(60)씨, 유모(55)씨 등 6명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외벽이 붕괴한 28~31층에서 창호 공사 등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 6명은 공사 현장 주변에서 휴대폰 위치가 잡혔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다.
소방당국은 이날 강풍으로 201동 건물에 설치된 타워크레인이 넘어지거나 외벽 잔재물이 추가로 떨어질 위험이 있다고 판단, 야간 수색 작업을 중단하고 12일 오전 안전점검을 거쳐 구조인력 투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소방 관계자는 "추가 인명 피해 발생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에선 당국이 대피령 발령 범위를 더 넓혔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타워크레인과 건물 외벽을 연결하던 지지대의 고정핀이 떨어져 타워크레인이 넘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타워크레인 높이를 감안해 반경 100~120m 구역의 모든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광주경찰청은 수사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꾸리고 이번 사고 원인과 현장 안전관리 전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공사 관계자와 목격자 및 폐쇄회로(CC)TV 확인 등 사건 발생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며 "안전진단이 마무리되는 대로 국과수 및 소방본부와 합동 감식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도 사고 현장에 기술정책과장과 국토안전관리원 전문가 등을 보내 사고 경위 및 원인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콘크리트 타설을 위해 설치한 거푸집(갱폼)이 풍압이나 불충분한 양생(굳힘)으로 무너지면서 사고가 났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건물은 지난해 사상자 17명을 낸 학동 붕괴 참사 현장의 시공사였던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고 있다. 이 회사는 화정동 23-27번지 일대에 지하 4층~지상 39층 주상복합 8개 동을 2개 단지로 나눠, 2019년 착공해 올해 11월 완공할 예정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사고 수습 단계로 아직 사고 원인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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