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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개학인데...전문가들 '학교 내 자가검사키트' 망설이는 이유는

입력
2022.01.11 17:20
수정
2022.01.12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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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음성' 나오면 학교 방역 무너질 수도
주춤한 청소년 접종률부터 끌어올려야

지난 9일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가 진열돼 있다. 뉴스1

지난 9일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가 진열돼 있다. 뉴스1

신학기 등교 시점인 오는 3월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하루 확진자가 2만 명까지 늘어날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교육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오미크론 확산세에 대한 대비책 중 하나로 '학교 내 자가검사키트 도입'이 거론되지만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교육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자가진단키트 학교 도입, 신중론 우세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온라인으로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고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새 학기 학교 방역 준비 상황을 논의했다. 전문가로는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정재훈 가천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 이현주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참석했다.

이날 자문회의에서 학교 내 자가검사키트 도입과 관련해 어떤 의견이 오갔는지 관심이다. 앞서 방역당국은 15분 내 검사 결과가 나오는 자가검사키트를 학교에서 활용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면 현행 유전자 증폭(PCR) 검사 체계로는 급증할 검사 수요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가검사키트의 효능에 의문을 나타냈다. 이재갑 교수는 "자가검사키트의 성능을 신뢰하기 힘들다"며 "자칫 미국처럼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짜 음성'이 나온 학생이 등교할 경우 방역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다.

정재훈 교수 역시 "가짜 음성으로 인한 피해보다 진단검사 확대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더 커지는 시점에는 자가검사키트 도입을 검토해 볼만 하지만, 지금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이현주 교수는 "충분한 논의와 평가가 필요하지만 영국이나 싱가포르, 덴마크 등 해외 학교에서 적용하고 있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PCR 검사의 보완책으로 고려해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겨울방학에도 청소년 접종 계속 독려

교육부는 자가검사키트 도입 여부는 각계각층 의견을 좀 더 수렴하되 지금은 우선 백신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청소년 방역패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진 뒤 접종률이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인 10일 기준 13~18세 청소년의 백신 1차 접종률은 77.1%, 2차 접종률은 58.6%다.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지난 3일까지 1차 접종률은 매일 0.8∼1.6%포인트씩 증가한 반면 지난 4일 법원의 방역패스 중단 가처분 인용 결정 이후 5∼7일 접종률은 매일 0.3%포인트씩 올라 약간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정희권 교육부 학생건강정책과장은 "백신 접종률은 여러 사항을 (고려해) 개인이 선택하는 부분이 있어 접종률 둔화라고 단정하기는 힘들다"며 "방학 중에도 백신접종 관련 다양한 정보를 교육부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 제공하는 등 접종을 계속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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