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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준석 '커플링'의 한계... 이남자 '소탐'하다 곳곳서 '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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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의 지지를 회복하기 위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택한 전략은 이준석 당대표와의 '커플링'(동조화)이었다. 이 대표는 성평등 정책에 대한 남성 청년들의 분노를 표로 연결시키는 데 능하다. 윤 후보가 이 대표와 다시 손잡자마자 '여성가족부 폐지'와 '성범죄 무고죄 강화'를 약속한 건 이 대표의 전략에 올라타겠다는 뜻이었다. 윤 후보의 '멸공 챌린지' 역시 2030세대의 반중국 정서를 자극하기 위한 것으로 비쳤다.
'분열과 증오를 땔감 삼은 선거 운동'이라는 비판이 커지자, 국민의힘에서도 곧장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일부 남성들의 호응은 얻을지 몰라도, 대선후보의 품격과 자질에 깊은 의구심을 남길 가능성이 큰 탓이다. 중도 표심을 떠나보내는 악수라는 비판도 잇달았다.
당 안팎의 싸늘한 시선에 윤 후보 스스로도 중심을 잡지 못했다. 그는 8일 멸치, 콩 등을 마트에서 구입하는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달걀#파#멸치#콩' 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멸치'와 '콩'이 '멸공'으로 해석돼 '반중 캠페인'이라는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으나, 주말 내내 침묵하는 것으로 '멸공 이슈'를 키웠다.
윤 후보는 10일 기자들과 만나 "자유민주주의라는 헌법 질서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는 누구나 의사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스스로를 변호했다. 그러나 이내 한 발 물러섰다. "제가 멸치 육수를 내서 많이 먹기 때문에 멸치를 자주 사는 편이고, 아침에 콩국 같은 것을 해놨다가 많이 먹기 때문에 콩도 늘 산다"라는 그의 해명은 정치를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샀다.
멸공 챌린지의 '배후'라는 의심을 받는 이 대표조차 "윤 후보의 정책 행보가 아주 좋은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이념적인 어젠다가 관심받는 상황을 주변에서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거리를 뒀다.
여가부 폐지 공약은 보다 공공연한 당내 반발을 불렀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은 10일 TBS 라디오에서 "그 공약은 정책본부에서 만든 것은 아니다"라며 "내부 논란이 많았는데, 윤 후보가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나경원 전 의원 역시 "여가부는 아직 존재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여가부 폐지에 대해선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젠더 갈라치기' 의도는 부인했다. 최근 공약이 2030세대 남성에 편중돼 있다는 지적에 대해 10일 "다 같은 국민을 남성이니, 여성이니 분류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윤 후보의 행보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분열 의도가 있다는 논리를 편 것이다.
윤 후보는 이 대표와 화해한 지난 6일 의원총회에서 청년들의 마음을 되돌리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2030세대는 윤 후보의 핵심 지지층이었으나, 윤 후보의 실언과 배우자 김건희씨의 도덕성 의혹 등으로 윤 후보의 '공정 브랜드'가 훼손된 것에 실망해 지난 연말 이후 대거 이탈했다. 최근 윤 후보의 돌출 행보는 마음이 급해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에겐 그러나 '큰 그림'이 없는 듯하다. 2030세대 중 남성에만 집중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분열의 이미지를 얻었다. '멸공 챌린지'를 철회한 것을 놓고는 철학 부재 논란이 일었다. 매머드 선거대책위를 해체하고 윤 후보의 의지에 따라 선거대책본부를 차렸음에도 여전히 '메시지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현실도 드러났다. 선대본 관계자는 "김종인 전 총괄선위원장처럼 중심을 잡고 시대정신을 담은 메시지와 정책을 만들어 줄 사람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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