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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뒤통수치지 말라”…오미크론에 톈진 뚫린 중국의 화풀이

입력
2022.01.1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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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코앞 톈진 확진자 40명으로 늘어
"고강도 방역이 글로벌 최대 위협" 우려에
中, "제로 감염에 뒤통수치지 말라" 발끈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감염자가 속출한 중국 톈진의 검사소에서 9일 의료진이 시민들에게 줄을 서라고 안내하고 있다. 톈진=신화 뉴시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감염자가 속출한 중국 톈진의 검사소에서 9일 의료진이 시민들에게 줄을 서라고 안내하고 있다. 톈진=신화 뉴시스


지난해 7월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중국 톈진을 방문했다. 당시 중국 외교부는 “베이징과 인접한 곳”이라며 융숭한 대접임을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외교사절의 베이징 입성을 불허해온 중국이 호의를 보인 건 딱 톈진까지였다. 베이징과 톈진은 고속철로 30분 거리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지난달 톈진에서 양제츠 정치국원과 고위급회담을 가졌다.

이처럼 중국이 지리적 마지노선으로 설정해온 톈진이 오미크론 변이에 뚫렸다. 해외유입이 아닌 지역사회 감염으로는 중국 첫 사례다. 방과 후 교실에서 10세 초등생과 29세 여교사가 오미크론에 감염된 이후 누적 확진자는 8일 20명, 9일 40명으로 하루 만에 두 배 늘었다. 이 중 24명은 미성년자다. 3차 감염 사례도 발견됐다. 톈진 주민 1,500만 명 전원 핵산검사에 이어 봉쇄한 거주지역이 수십 곳으로 늘었다.

중국은 이미 인구 1,300만 명의 시안을 3주 가까이 봉쇄하고 있다. 지난달 9일 이후 시안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000명에 육박했다. 하지만 베이징에서 비행기로 두 시간 넘게 걸리는 시안보다 톈진의 집단발병이 더 치명적이다. 내달 4일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차일피일 미뤄온 경기장 관중 입장 여부를 이번 주 발표할 예정이다.

9일 중국 톈진시 난카이구의 코로나19 검사소에서 한 어린이가 검사를 받고 있다. 톈진=신화 뉴시스

9일 중국 톈진시 난카이구의 코로나19 검사소에서 한 어린이가 검사를 받고 있다. 톈진=신화 뉴시스


중국 내부 위기가 고조되자 분풀이 대상을 밖에서 찾았다. 환구시보는 10일 “미국과 서구는 중국의 ‘제로 감염’ 정책을 비판하며 뒤통수를 치지 말라”면서 “오미크론은 전염성이 강하지만 그나마 중국이기 때문에 방어선이 뚫리는 데 한 달 이상 걸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톈진발 감염 확산에도 불구하고 중국 방역망은 여전히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앞서 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보고서가 중국을 자극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제로 방역 실패가 올해 전 세계 최대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며 “중국의 고강도 방역은 글로벌 공급망 혼란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켜왔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출구전략 없이 조여 맨 방역의 둑이 무너지면 엄청난 피해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에 중국은 적반하장이라고 발끈했다. 중국이 서구의 ‘위드 코로나’에 동조했다간 감염자가 수천만 명, 사망자가 수십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미국 인구는 중국 광둥성, 산둥성, 허난성과 비슷하고 영국 인구는 후난성과 맞먹는다며 “하루 신규 확진자가 미국은 최대 100만 명, 영국은 20만 명을 넘어서 의료체계가 붕괴하고 사회가 제 역할을 못 하는 상태”라고 비꼬았다. 장원훙 푸단대 부속 화산병원 감염병학과 주임은 “강력한 면역의 장벽을 구축하고 치사율이 현저하게 떨어져야 세계를 향해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의 방역정책을 재차 옹호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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