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초점] 착한 예능의 가치

입력
2022.01.12 10:00

착한 예능들, 시장 흐름에도 선순환 효과
시청률·화제성보다 중요한 건 공익적 가치와 목적성

'자급자족 원정대'가 공익적인 연출 의도를 담으며 출격했다. IHQ 제공

'자급자족 원정대'가 공익적인 연출 의도를 담으며 출격했다. IHQ 제공

'선한 예능' 후발주자들의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자극적인 '마라맛' 소재와 이야기들이 쏟아지는 이 시점, '공익 예능'에 대한 방송사들의 의식도 분명히 존재해야 한다.

최근 종영한 SBS '골목식당'은 선한 예능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한 대표 예능이다. '골목식당'이 크게 사랑 받았던 이유는 무엇보다 공익적 색채가 컸다. 포방터 홍탁집, 청파동 피자집, 원주 칼국숫집 등 총 132개의 소상공인들이 이로 인해 더 나은 삶을 살게 됐다. 대중의 큰 호응이 이어지면서 시청률과 화제성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예능의 목적은 성적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갖게 된다. 과거 공익 예능의 대표주자 '느낌표'가 걸어갔던 길이다. 이에 또 다른 공익 예능들이 '느낌표' '골목식당'의 명맥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 6일 베일을 벗은 IHQ '자급자족 원정대'는 선한 예능의 후발주자다. '자급자족원정대'는 스타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 침체에 빠진 전국방방곡곡을 찾아가 지역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는 프로그램이다. 스타들이 직접 지역을 방문해 1박 2일 동안 지역 주민들과 함께 먹고, 자고, 일하며 지역의 관광지와 명물, 특산품 등을 알리는 데 앞장선다.

이만기 윤택 김용명 홍윤화가 시골 인력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면서 사람과 사람 간의 온기를 선사한다.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를 통해 윤택은 "평소 식탁에서 농산물을 접했는데, 채취하는 과정을 겪다 보니 소중함을 많이 느끼고 있다"며 느낀 바를 전했다.

'공생의 법칙'이 생태계 교란종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SBS '공생의 법칙' 영상 캡처

'공생의 법칙'이 생태계 교란종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SBS '공생의 법칙' 영상 캡처

SBS 신년특집 '공생의 법칙'은 생태계 교란종이 생겨난 원인과 현황을 파악하고, 조화로운 공생을 위해 인간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서 조명하는 친환경 예능 프로그램이다.

연출을 맡은 김진호 PD는 "생태교란종 문제에 있어서 인간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많은 관심에 감사드린다. 토종 생태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했다"고 전했다. 김병만은 방송을 통해 "여러 사람에게 생태계 교란과 불균형에 대해 알리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소망을 내비쳤다.

이 밖에도 다양한 예능들이 선한 영향력을 드러내고 있다. MBC '놀면 뭐하니?'는 지난해 총 17억 1,000만 원을 기부했다. 프로젝트 그룹 MSG워너비 발매 음원 수익과 달력 판매금, 탁구선수 신유빈이 '라켓중년단'과 미션으로 획득한 기부금을 포함했다. '놀면 뭐하니'는 지난 2019년부터 나눔에 동참하고 있다. 앞서 유고스타의 '유플래쉬' 프로젝트 음원 수익을 아동청소년맞춤음악교육에 기부했고 유산슬 음원과 달력판매 수익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한 바 있다.

자극적인 장면 없이 지구 환경 보호에 초점을 맞췄던 tvN '바라던 바다'도 나름의 가치를 남겼다.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의 변화, 다음 세대를 위한 지구환경 보호를 바라는 메시지도 강조했다. 특히 김고은이 바다 쓰레기를 직접 수거하는 씨클린(Sea-Clean) 장면 등이 당시 화제를 모았다.

유엔협회세계연맹도 '바라던 바다'를 주목했다. EU 유엔협회 회장은 유엔협회세계연맹 홈페이지를 통해 "대중에게 지속 가능한 라이프 스타일을 소개한 가장 성공적인 프로그램 중 하나다"라고 극찬했다. 멤버들이 직접 작사, 작곡한 '바라던 바다'의 주제곡은 '2021 UN청소년환경총회' 폐회식의 공식 주제곡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얻었다.

이와 관련, 한 방송 관계자는 "공익 예능은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방송사들이 시청률, 화제성보다 선한 영향력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 "다큐멘터리 장르가 상대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존재하고 또 제작되는 것처럼 방송사에서도 공익을 기반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회적인 기능에 충실한다. 공익적 연출은 단순히 프로그램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시청자들이 찾게 되고 선순환 구조를 완성한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는 방송사에도 유익하리라는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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