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년 1월 14일 영하의 날씨 속 100여 명 승객 중 12명만 구조, 한일호 침몰 사고

입력
2022.01.14 05:30
1967년 1월 14일
해군 충남73함과 충돌, 법원은 쌍방 과실로 판결

편집자주

한국일보 DB 속 그날의 이야기. 1954년 6월 9일부터 오늘날까지, 한국일보 신문과 자료 사진을 통해 '과거의 오늘'을 돌아봅니다.


침몰한 한일호 인양작업. 침몰 후 111시간 만에 예인선에 의해 그 모습을 드러냈다. 1967.1.19. 한국일보 자료사진


1967년 1월 17일 자 한국일보 1면, 침몰한 한일호, 선체 발견

1967년 1월 14일 밤 9시 52분 동해 경비를 마치고 진해항으로 돌아오던 해군 충남73함이 가덕도의 등댓불이 보이는 진해 남방 17마일 해상에 이르렀다. 이때 배 한 척이 다가오는 것을 발견한다. 부산과 여수를 오가던 정기여객선 한일호였다. 함장은 위험을 직감, '올 엔진 스톱'과 '엔진 백 풀(완전히 배를 뒤로 빼는 것)'을 명했다. 그러나 거대한 군함이라 급정지가 안 되고 계속 전진할 수밖에 없었다.

2분 뒤 9시 54분, 여객선은 73함의 함교 좌현을 들이받고 순식간에 침몰했다. 73함의 승무원들이 보트를 내리고 구조작업에 나섰을 때 해류는 유난히 급하고 주위는 어두웠다. 살려달라는 절규를 찾아 헤맨 끝에 겨우 12명을 건져냈다. 날은 새고 있었다.

이날 사고로 한일호에 타고 있던 승객과 선원 106명 가운데 12명만 살아남고 94명이 사망했다. 영하 7도의 강추위 속에서 세 시간 반 동안 헤엄을 치다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4명이 있었는데 이들은 모두 해녀였다.

(※ 1967년 1월 17일 자 한국일보 지면 보러 가기 ☞ www.hankookilbo.com/paoin?SearchDate=19670117 링크가 열리지 않으면 주소창에 URL을 넣으시면 됩니다.)


책임 여부 엇갈리는 양측 주장, 대법원은 쌍방 과실로 결론

인양 중인 한일호 모습. 1967.1.19. 한국일보 자료사진

해군 구축함 73함은 레이더 장비와 갖가지 정밀한 계기를 갖춘 1,800톤의 현대식 군함이고 한일호는 불과 140톤의 목조선이었다.

사고 후 충돌 원인과 경위는 해군 당국과 교통해운 당국의 견해가 서로 달라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해군은 한일호가 가덕도에 가려 레이더에 잡히지 않았고, 충돌을 막기 위해 국제해상충돌예방법에 따라 짧은 기적 소리를 5번 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군의 해명은 석연치 않았다. 73함이 반경 8~10마일을 탐색할 수 있는 레이더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상대방의 진로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것이 이상하고, 한일호가 1,000야드 전방에까지 접근하자 73함이 전속 후진을 했다는데 이때 만약 후진하지 않고 전속 전진을 했더라면 한일호는 73함 뒤로 빠져나가 충돌을 면했을 것이 아니냐는 것이 있었다. 함정이 꼭 소형선박을 피해야 한다는 원칙은 없으나 우수한 성능을 가진 73함이 능동적인 항해를 해야 했다는 의견이었다.

이후 검찰 검증과 수사에서도 좁은 수로에서 충남73함이 고속으로 운항했으며, 73함이 경적 5번을 충돌과 함께 울렸고, 부득이한 이유 없이 한일호의 뱃머리를 가로지르려 했으며, 충돌을 피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를 소홀히 하는 등 73함 측에도 과실이 있다고 봤다.

이후 재판에서는 양측 과실 여부가 서로 엇갈리다가 1970년 10월 1일 대법원은 쌍방 과실로 판결을 했다.

1970년 10월 2일 자 한국일보 7면(사회면). 한일호 충돌 사고 국가 측 상고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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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 기자
자료조사= 김지오 DB콘텐츠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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