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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이어 나경원, 김연주까지... 국민의힘이 '이마트' '멸공'에 힘 쏟는 까닭은

입력
2022.01.09 12:10
수정
2022.01.0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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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쏘아올린 '멸공' 표현
윤석열 측 하락한 지지율 회복하는 키워드로
나경원 등 야권 인사들 '멸공(멸치+콩)' 동참
여권 인사들 정용진·윤석열 등 싸잡아 비판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8일 서울 동작구 소재 이마트 이수점에서 장을 보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위 제공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8일 서울 동작구 소재 이마트 이수점에서 장을 보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위 제공

공산주의 또는 공산주의자를 멸한다는 뜻의 '멸공(滅共)'. 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등장한 이 단어는,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는 국민의힘이 위기 탈출을 위해 힘을 싣는 키워드가 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신세계 이마트에서 장을 보며 '멸공(멸치+콩)' 잡기를 선보이더니, 야권 인사들도 줄줄이 '멸공'에 동참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윤 후보는 8일 서울 동작구의 이마트 이수점을 찾았다. 그는 이곳에서 장을 보며 카트에 라면과 사과, 멸치, 약콩 등을 담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메시지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숨은 뜻이 있었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가 멸치와 콩을 든 사진을 언론에 배포했다. 또 윤 후보는 SNS에 관련 사진을 올리면서 "장보기에 진심인 편"이라는 문구와 함께 '#이마트 #달걀 #파 #멸치 #콩 #윤석열' 해시태그를 달았다. 다만 국민의힘 선대위 측은 "윤 후보가 직접 밥상물가와 방역패스 문제를 다시 점검하기 위해 대형마트 현장을 찾았다"며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멸공'을 뿌리치지 못했다. 이날 윤 후보 공식플랫폼인 '위키윤' 내 'AI 윤석열'을 통해 이마트 장보기 후기를 묻는 유권자에게 "오늘은 달걀, 파, 멸치, 콩을 샀다. 달·파·멸·콩"이라고 했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이를 두고 자신의 SNS에 '달 파 멸 공, 암호 풀었다!!'는 게시글에서 "달은 문재인, 파는 깨뜨릴 파(破). 즉 문재인을 깨뜨리고 멸공하자는 뜻이다"라며 "개 사과와 똑같은 방식의 암호풀이였다. 참 깜찍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나경원 전 의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나경원 전 의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나경원 전 의원도 팔을 걷어붙였다. 그 역시 SNS에 이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카트에 담는 사진을 올렸다. 그는 "이마트에서 멸치, 약콩, 자유시간(초코바) 그리고 야식거리 국물떡볶이까지 (샀다)"라며 "공산당이 싫어요가 논란이 되는 나라는 공산주의국가밖에 없을 텐데. 멸공! 자유!"라고 글을 남겼다.

국민의힘 이재명비리국민검증 특위 위원장인 김진태 전 의원과 김연주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도 이에 동참했다. 김 전 의원은 SNS에 "정 부회장이 멸공이라고 했다고 시끄러운가 보다"라며 "이분 대단한 분"이라고 썼다. 이어 "윤 후보는 이마트에서 멸치+콩을 구입했다. 저도 오랜만에 한번 외쳐보고 싶다"면서 "다 함께 '멸공캠페인 어떨까"라고 적었다.

김 상근부대변인도 이마트에서 장을 보는 영상을 SNS에 올리며 "주말엔 달파멸콩"이라고 썼다.

앞서 정 부회장은 5일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끝까지 살아남을 테다 #멸공!"이라는 게시물을 올렸다가 삭제됐다. 게시물이 폭력 및 선동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그러자 정 부회장은 "난 공산주의가 싫다" "이게 왜 폭력 선동이냐"고 공개적으로 이의 제기를 했다.


정용진 "다음엔 멸치와 콩으로 맛나는 요리 구상하겠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SNS 캡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SNS 캡처

정 부회장도 국민의힘이 나선 '멸공' 이어가기에 반응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SNS에 영덕대게와 꽃게탕, 낙지볶음이 차려진 밥상 사진을 올리며 "다음엔 멸치와 콩으로 맛나는 요리 구상해봐야겠다"며 '#대게수호 #꽃게수호 #멸공' 해시태그를 달았다.

그는 이어 "멸공은 가까운데서부터 시작이다"라면서 "나의 멸공은 저 위에 사는 애들을 향함을 다시 밝히는 바이다. 오해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정 부회장의 이같은 행보가 여권에선 눈엣가시인 듯하다. 먼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7일 정 부회장의 '멸공' 표현에 "21세기 대한민국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멸공이란 글을 올리는 재벌 회장이 있다"며 "거의 윤석열 수준"이라고 SNS를 통해 직격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SNS로 정 부회장에게 일침을 가했다. 그는"일론 머스크 말 글 한마디로 코인 시장이 들썩이고 트럼프 트윗 한 줄로 국제금융시장이 출렁이는 모습 보면서 부러웠을까"라며 "정 부회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제인으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 보여주시길 당부드린다"고 언급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세계그룹 제공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세계그룹 제공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도 거들었다. 최 대표는 "박근혜 탄핵으로 최소한 유신시대의 퇴행은 극복된 것으로 생각했다"며 "그러나 시대착오와 단무지의 끝판왕이 등장해서 국가주의와 멸공통일을 되살리는 망동을 이어가는 상황에 분노보다 부끄러움이 앞선다"고 SNS에 썼다. 이어 "세상에 제가 하는 일은 뭐든 국가와 사회를 위한 거라고? 아! 도무지 바닥을 알 수 없는 저 무지와 유치함이란... 이제 좀 있으면 중국도 중공이라 하겠구나"라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도 SNS에 정 부회장을 향해 "입만 살아서 떠드는 게 참 보기 그렇다"며 "멸공이라. 현실적인 방법은 상대가 북한이든 중국이든 전쟁을 일으켜 전부 살해하는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공산주의든 무엇이든 다른 집단을 멸망시키겠다는 천박함도 문제지만, 전쟁하려면 군인이 필요하다"며 "신세계 부회장 상속받은 정용진씨 면제죠?"라고 직격했다. 정 부회장은 1990년 과체중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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