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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 "코로나 항체 있어 백신 면제 사유 충족"... 극성 팬들 호주정부 비판 시위

입력
2022.01.0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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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테니스 스타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의 팬들이 조코비치가 격리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한 호텔 앞에 모여 호주정부를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멜버른=AP뉴시스

6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테니스 스타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의 팬들이 조코비치가 격리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한 호텔 앞에 모여 호주정부를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멜버른=AP뉴시스


호주 멜버른 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한 테니스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한 달 전 코로나19에 걸린 것을 근거로 호주오픈 출전을 위한 '백신 면제'를 받으려 한 것으로 확인됐다.

AFP 등 주요 외신은 조코비치의 변호인이 8일 호주 연방법원에서 이같이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조코비치의 변호인은 "조코비치는 지난달 16일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올해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지난 5일 멜버른 국제공항에 도착한 조코비치는 입국이 거부돼 현재 격리 호텔에 머물고 있다. 조코비치는 빅토리아주 정부와 대회 조직위원회로부터 백신 접종 면제 허가를 받았다고 주장했는데 그동안 그가 면제 허가를 받은 근거가 무엇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조코비치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지 한 달도 안 돼 몸에 항체를 가지고 있는 만큼 자신이 백신 면제 사유를 충족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코비치 변호인에 따르면 조코비치는 첫 확진 판정을 받고서 14일 동안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변호인은 또 조코비치가 무턱대고 입국을 시도한 게 아니라, 입국이 행정적으로 가능한지 확인한 뒤 호주로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일 호주 출입국관리소로부터 입국 요건을 충족했다는 내용의 문서를 받았다는 게 조코비치 측의 주장이다. 그런데도 호주 정부가 불합리하게 조코비치의 입국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조코비치 측은 호주 출입국 관리소의 입국 비자 취소 결정에 대해 호주 연방 법원에 긴급 금지 명령을 신청한 상태다. 판결은 오는 10일 나올 예정이다. 이 결과에 따라 조코비치의 호주오픈 출전 여부도 결정된다.

조코비치가 머물고 있는 시설은 호주 정부가 코로나19 격리 시설로 사용하던 호텔로, 현재는 난민이나 망명 희망자들의 수용 시설로 이용되고 있어서 매우 더럽고 식사도 열악하다며 외신들이 보도하고 있다. 조코비치의 어머니는 "아들이 죄수로서 머물고 있다. 인간적 취급을 받지 못한다"며 호주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조코비치 변호인은 판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조코비치가 호주오픈에 대비해 훈련할 수 있도록 테니스 코트가 있는 숙소로 옮겨줄 것과 식단 관리를 위한 전담 요리사를 고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호주 당국은 조코비치의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현재 머무르고 있는 호텔 주방장에게 원하는 식단을 제출하면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조코비치의 호주 입국이 거부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세르비아 정ㆍ관가는 한 목소리로 호주 정부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극성 팬들도 조코비치가 격리된 호텔 앞에서 세르비아 국기를 들고 호주정부에 대한 비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에 조코비치는 입국 이후 처음으로 SNS에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조코비치는 7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언제나 응원해주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여러분의 기분을 충분히 느끼며 매우 감사하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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