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미국 정치의 최대 관심사는 11월 중간선거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임기 2년의 연방하원의원 435명 전원과 임기 6년의 연방상원의원 3분의 1(34명)을 다시 선출한다. 또 36개 주의 주지사와 30개 주의 검찰총장, 그리고 거의 모든 주의 주의회 의원을 선출한다. 대통령선거를 제외하고 가장 큰 선거인 동시에, 대통령 4년 임기 중 절반 시점에 위치하기 때문에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을 가진다.
역사적으로는 대통령이 소속된 정당이 중간선거에서 의석을 잃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연방의회 다수당이 바뀌는 경우도 많았다. 2차 대전 이후부터 지금까지 평균적으로 대통령 소속 정당은 상원에서 3.8석(재선 대상 의석의 11%), 하원에서 26.4석(전체 의석의 6%)을 잃어버렸다. 예컨대 민주당 클린턴정부 시절이었던 1994년 중간선거에선 공화당이 하원 54석을 늘리며 이른바 '공화당 혁명'을 이뤄냈다. 역시 민주당 오바마 집권기였던 2010년 중간선거는 이른바 '티파티 운동'의 시작점이었는데 공화당은 하원을 63석이나 늘렸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는 '여대 야소'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입법 과제가 상원 필리버스터 때문에 지연되고 있다. 만약 올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의석이 많이 줄어들고, 특히 상·하원 중 하나라도 다수당이 공화당으로 넘어간다면, 바이든의 남은 2년 임기는 심각한 위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여론조사를 종합해 보면, 연방 상·하원 모두 다수당이 바뀔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 상원 의석 분포는 50대 50인데, 민주당은 펜실베이니아 한 곳 정도만 공화당 현역의원과 싸워볼 만하고, 애리조나, 조지아, 네바다에서는 민주당 현역의원들이 질 듯하다. 하원의 경우, 새로운 선거구 획정으로 인해 5~10석 정도, 그리고 대선 대비 투표율 저하 때문에 또 5~10석 정도 공화당으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적으로 최근 코로나와 경제 상황 때문에 민주당에 더 불리해지고 있다.
앞으로 열 달 정도의 시간이 남았으니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살펴봐야겠지만, 특히 세 가지의 관전 포인트를 지적하고 싶다.
첫째, 트럼프의 공화당 내 영향력이다. 특히, 당내 경선에서 트럼프가 지지한 후보가 얼마나 승리하는지 주목해야 한다. 공화당의 미래가 '전통적 보수'의 경로로 나아갈지 '포퓰리스트적 보수'의 경로로 나아갈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그 결과에 따라, 2024년 대선에 트럼프가 출마할 가능성도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다.
둘째, 새로운 대권주자의 부상이다. 각 정당의 지지자들은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고, 특히 신선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보이는 사람을 갈구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중간선거 와중에 특정 정당이 전통적으로 강하지 않은 지역 또는 주에서 활기차고 카리스마 있는 선거운동을 해서 당선되는 경우를 살펴봐야 한다.
셋째, 선거구 획정의 영향력이다. 현재 모든 주에서는 2020년 인구총조사 이후 10년간 사용할 선거구를 만들고 있다. 몇몇 주에서는 당파적 성향이 없는 위원회에 선거구 획정을 위임하지만, 총 34개 주는 주의회가 직접 담당한다. 이 중 24개 주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인데, 지금 이들 주에서 공화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이 일어나고 있다. 올해 선거를 거치면서 실제로 공화당에 얼마나 유리하게 선거구 획정이 되었는지 알 수 있는데, 이것이 앞으로 10년 동안 정당별 선거 판세를 큰 틀에서 정하게 될 것이다.
2022년에도 미국 정치는 흥미진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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