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손 맞잡은 윤석열 "우리는 동지, 분골쇄신할 것"

입력
2022.01.06 21:26
수정
2022.01.06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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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전기차 탑승해 평택 소방관 조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이준석 대표와 화해하고 끌어안고 있다. 오대근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이준석 대표와 화해하고 끌어안고 있다. 오대근 기자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저희는 국민의힘에 뼈를 묻기로 함께한 사람들입니다."(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유일하게 두려운 것은 이기지 못하는 겁니다. 선거 승리로 보답하겠습니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국민의힘 집안싸움이 6일 밤 극적으로 봉합됐다. 언제 갈등했느냐는 듯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포옹하며 화해했다. 이 대표가 지난달 21일 선대위직을 사퇴한 지 16일 만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부터 의원총회를 열어 이준석 대표 사퇴 촉구 결의안을 추진하며 종일 이 대표에 대한 성토를 이어갔다. 이후 사퇴 요구에 직면했던 이 대표가 오후부터 의총에 참여했고, 저녁 8시쯤 윤 후보가 예고 없이 의총장을 깜짝 방문했다.

윤 후보는 "이 대표를 여러분이, 국민이 뽑았다. 저와 대표와 여러분 모두 힘 합쳐서 3월 대선을 승리로 이끌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게 다 후보인 제 탓이다. 오늘 의원들도 대표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이 대표도 의원들에게 본인 입장을 다 설명하신 걸로 안다"고 했다.

윤 후보는 "각자가 미흡한 점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당이란 게 뭔가. 선거의 승리를 목적으로 하는 집단이 아닌가"라며 "저희가 대의를 위해 지나간 걸 다 털고, 오해했는지도 아닌지도 다 잊자"고 단합을 강조했다.

윤 후보의 발언이 끝나자 의원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이후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의총장 옆 방으로 이동해 배석자 없이 대화를 나눴다. 비공개 회동을 마치고 돌아온 두 사람은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 김기현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고 번쩍 들어올렸다. 의원들은 이에 "다시 시작!" "초심으로!" "국민만 바라보고!" "원팀으로!" 등의 구호와 함께 박수로 화답하면서 이 대표에 대한 사퇴 촉구 결의안 추진을 철회했다.

윤 후보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화해랄 것도 없다. 저희가 같은 생각을 갖고, 국민들의 명령을 받들어 하여튼 분골쇄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지금까지 있었던 많은 고민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선거 승리를 위한 고민이었는데, 접점이 마련된 것 같다"며 "윤 후보님과 제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제가 사과 드리고 선거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특히 취재진이 "윤 후보가 직접 의총장에 오기로 결심한 계기가 있느냐"고 묻자, 윤 후보는 "저희는 동지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6일 저녁 의원총회가 끝난 후 이준석 대표가 직접 운전하는 차에 탑승해 평택 소방관 빈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6일 저녁 의원총회가 끝난 후 이준석 대표가 직접 운전하는 차에 탑승해 평택 소방관 빈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후보와 이 대표는 전격 화해 직후 경기 평택에서 순직한 소방관 빈소로 함께 이동했다. 이 대표는 자신이 출퇴근용으로 이용하던 전기차 아이오닉에 윤 후보와 김기현 원내대표, 권영세 사무총장을 태우고 평택으로 출발했다.

이 대표는 의총에서 윤 후보와 극적으로 화해한 후 "오늘 후보님이 의총 직후 평택에 가시는 일정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제가 국민의힘 대표로서 그리고 택시 운전 면허증을 가진 사람으로서 후보님을 손님으로 모셔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었다.이에 의총장에서 이 대표 발언을 듣고 있던 윤 후보가 제자리에서 일어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화답했다.

김지현 기자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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