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8문장으로 간략 보도한 '미사일 도발'... 수위조절 나섰나

입력
2022.01.06 16:42
수정
2022.01.06 17: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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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2면 하단에 간략 배치
美 등 국제사회 비난 의식한 듯

6일 북한 노동신문 2면 하단에 간략히 실린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소식. 평양=노동신문 뉴스1

6일 북한 노동신문 2면 하단에 간략히 실린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소식. 평양=노동신문 뉴스1

새해를 ‘미사일 도발’로 시작한 북한의 태도가 조심스럽다. 최첨단 무기기술을 과시하고도 관련 소식은 간략히 전했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해 수위를 조절하려는 속내가 엿보인다.

북한 노동신문은 6일 국방과학원이 전날 진행한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소식을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1면도 아닌 2면 하단에 시험발사 목적과 평가만 담은 8문장의 짧은 메시지가 전부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물론 군 서열 1위인 박정천 당 비서의 참관 여부도 알리지 않은 ‘단신’에 가까웠다. “당 중앙이 시험발사 결과에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며 김 위원장의 반응을 우회적으로 전했을 뿐이다. 지난해 9월 28일 첫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당시 박 비서가 지휘했던 것에 비춰 보면 의미나 규모를 대폭 축소한 셈이다.

북한의 ‘단출한’ 메시지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시험발사가 도발이 아닌 일상적인 군사훈련의 일환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신문이 전한 “당 제8차 대회가 제시한 국가전략무력의 현대화 과업을 다그쳤다”는 설명과도 맞닿아 있다.

무엇보다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목적이 크다. 미사일 발사로 이중기준과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라는 대화의 조건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드러내면서, 의미 부여는 간소화해 위협보다는 ‘탐색’ 성격을 부각하겠다는 노림수가 숨어 있다. 미 국무부 역시 5일(현지시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을 규탄한다”면서도 “북한이 대화에 나서기를 요구한다”고 밝혀 협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은 미국의 반응을 살핀 뒤 미사일 추가 시험발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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