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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방하던 일본 감염 급증 배경은?... 방역 예외지 ‘오키나와 미군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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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빠르게 불어나는 가운데, 약 4분의 1이 오키나와현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출국할 때 PCR 검사도 하지 않아 ‘방역 사각지대’였던 미군 기지에서 오미크론 집단감염이 발생해 지역 전파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여론이 악화하자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장관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통화해 미군 기지 내 방역 조치를 철저히 해 줄 것을 당부했다.
6일 NHK 방송 집계에 따르면 일본의 감염자 수는 전날 2,638명이 늘어 지난해 9월 25일 이후 최대치가 됐다. 일본에선 지난해 여름 ‘5차 대유행’ 당시 하루 최대 2만5,000명의 감염자가 나오기도 했으나, 10월부터 급감해 11월 내내 하루 100명 정도로 유지됐다. 이에 많은 일본인들이 공연장, 번화가를 찾으며 송년회를 비롯한 연말연시를 즐겼다. 하지만 사람의 흐름이 늘어난 탓인지 12월 중순부터 감염이 서서히 늘기 시작해, 최근 확산 속도가 급격히 빨라졌다.
전문가들은 도쿄나 오사카 등 대도시보다 오키나와에서 더 급속히 확산된 것은 미군 기지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이 지역으로 전파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5일 도쿄도는 390명, 오사카부는 24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오키나와현은 623명이 나왔고, 이날은 1,000명 가까이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오키나와에서는 지난해 12월 중순 미 해병대 기지 캠프 핸슨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했는데, 앞서 9월부터 미군이 사전에 검사조차 하지 않고 입국하는 등 방역대책이 허술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오키나와 소재 미군 기지에서 발생한 감염자 수는 12월 중순부터 전날까지 1,001명에 이른다.
미군 기지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을 통해 기존 델타 변이 대신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해지면서 지난 2일 51명에 불과했던 신규 감염자 수가 4일 225명, 5일 623명으로 확산 속도가 크게 빨라졌다.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6일까지 현내에서 양성 판명자 중 오미크론의 비중은 15%였지만 4일 후인 30일에는 97%로 급상승했다. 확진자 수가 2배가 되는 기간은 델타 변이의 7일에 비해 오미크론은 2.8일에 불과했다.
오키나와뿐 아니라 미군기지가 있는 히로시마와 야마구치현 등에서도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야마구치현에선 5일까지 2주 동안 32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이 중 미군기지가 있는 이와쿠니 시내에서 확인된 숫자만 230명에 달한다. TV아사히 계열의 뉴스네트워크인 ANN은 6일 저녁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이들 3개 현에 대해 ‘만연 방지 등 중점조치’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힐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까지 긴급사태 선언 등으로 외출 자제와 음식점 영업시간 제한을 겪었던 일본인들은 다시 규제가 강화되는 데 불만이 큰 모습이다. 미군에만 예외적으로 엄격한 방역 대책을 강요하지 못한 결과 일본인이 피해를 당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다마키 데니 오키나와현 지사는 국가에 만연 방지 조치를 요청하면서도 “오미크론 감염 확대는 미군으로부터 흘러 나온 것이 큰 요인”이라며 미군 관계자를 일본의 검역 대상에서 제외한 근거가 된 미일지위협정의 재검토 필요성도 호소했다.
미군 기지에서의 감염 확산으로 일본 국내 여론이 크게 악화하자 하야시 장관은 6일 오전 블링컨 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주일 미군 기지 내 감염방지 대책을 강화해 줄 것을 요구했다. 햐아시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현지인의 불안 해소를 위해 외출제한의 도입을 포함해 주일 미군 감염증 방지 확대 조치의 강화와 철저를 강력히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블링컨 장관은 “즉각 (요청을) 국방부에 전달해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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